'밸류업 전도사' 거래소…자사주 집계 시스템 미비
발행주식 총수 대비 자사주 보유 비중 미기재
"정보 접근 편의성 위한 데이터 집계 범주 넓혀야"
입력 : 2024-07-10 16:01:01 수정 : 2024-07-10 21:21:31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밸류업 전도사를 자처한 한국거래소의 전자공시 시스템에서 투자에 참고할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자사주 집계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주 가치 제고를 천명한 정부 밸류업 정책의 핵심인 만큼 데이터 접근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데요. 개별 기업의 자사주 취득과 처분 관련 현황은 집계가 되고 있지만, 해당 변동 사항이 총발행주식대비 비중이 얼마인지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미 관련 데이터들이 집계되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처분 공시는 한국거래소 KIND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도 확인이 가능한데요. 각 상장사는 몇 주의 자사주를 취득 또는 처분할 것인지 신청하고, 실제로 체결한 내역을 공시합니다.  
 
하지만 상장사는 신고 및 체결한 수량에 대한 전체 발행주식 대비 비중은 공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가에 영향을 주는 정보는 수량보다는 전체 주식 수 대비 비중이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이유입니다.
 
거래소 측은 특정 날짜 기준으로 발행할 자사주가 전체 주식 중에 얼마인지는 집계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선 취득 처분 공시를 받을 뿐이라 그 공시만 모아두는 것"이라며 "알고 싶으면 개별 회사들의 사업보고서 등을 다 열어서 일일이 계산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파트론 자기주식취득결정 공시.(사진=금융감독원)
 
예컨대 휴대폰 부품 제조 기업 파트론(091700)의 경우 지난 9일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했는데요. 취득 목적과 취득 방법을 비롯해 취득 예정 주식 수와 금액 각각 50만주, 38억4000만원으로 나옵니다.  투자자들은 해당 50만주가 전체 주식 대비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는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파트론의 총 발행 주식 수는 5891만8214주이므로, 비중은 0.9%가량됩니다. 이로써 1% 남짓의 자사주를 추가 취득할 예정이라는 결과값이 도출되죠. 
 
반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 CB(전환사채)와 EB(교환사채) 등 주식 전환이 가능한 공시의 경우 수량과 함께 전체 주식 수 대비 비중을 공시합니다. 지난 9일 전환사채권발행 결정을 공시한 씨아이테크(004920)의 경우 CB로 발행할 수량 445만2359주와 주식 총수 대비 비율이 8.17%로 나옵니다. CB의 경우 주식 전환이 가능한 만큼 해당 CB가 현재 해당 회사 총 주식 대비 비중이 얼마인지 기재한 셈입니다. 해당 기업의 잠재적 오버행(매도 예정 물량) 이슈와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투자자가 파트론 한 종목만을 보유하고 있다면 직접 계산하는 것이 큰일이 아닐 수 있지만, 다수의 종목에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데이터화 작업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사주의 경우 밸류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을 논하려면 회사별로 보유한 자사주의 비중과 수량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의 재무제표에 자사주 보유 현황이 이미 포함돼 있으며 이를 프로그램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공시 항목에 자사주 보유 현황과 비율을 지정하면 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거래소와 금감원은 공시 관련 데이터 확대와 관련해 "아직 논의되고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을 모아 투자 결정에 중요한 사안으로 판단되면 내부 회의를 거쳐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사주 관련 공시는 금감원과 거래소가 공통 서식을 사용하며, 서식 관리 주체는 금감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CB와 EB는 발행 시 주식 희석 효과가 있어 비중 표기가 필요하지만, 자사주는 주식 희석 관련 내용이 아니라 비중이 표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쉽고 편하게 알 수 있도록 자사주 서식에 비중을 추가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자사주 뿐만 아니라 전환사채(CB), 전환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전체 현황을 볼 수 있는 데이터화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각 사의 공시를 직접 열어 확인해야 하는 현재 시스템 하에선 개별 기업의 흐름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 변화 파악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무소.(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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