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KAI, 민항기 확장 시동…MRO사업 적자 탈출 가능할까
방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민항기 사업 확대
기체부품 사업 10년치 일감…MRO 사업은 적자 지속
국내 수주 물량 확대 필요…해외 수주도 나서
입력 : 2024-09-10 09:00:00 수정 : 2024-09-1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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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이하 KAI)가 기체 부품 제조와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등 민항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수주 시기나 규모의 불확실성이 큰 방산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방산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민항기 사업 중 기체 사업은 수주가 차곡히 쌓여가지만, MRO 사업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향후 MRO 사업의 안정화가 KAI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MRO 사업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주 물량 확보가 중요한 만큼 KAI는 국내외를 망라한 정비 수주 물량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AEMS의 민항기 정비 현장(사진=KAEMS)
 
변수 많은 방산 수주...포트폴리오 다각화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AI의 올해 상반기 말 방산 분야(방산·완제기) 수주 잔액은 총 13조9322억원으로 지난해 말(13조4317억원)에서 3.7% 증가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군비 확충에 나서면서 KAI의 전투기 수주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KAI는 현재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 경전투기 FA-50을 납품하고 있고, 인도네시아에 고등훈련기 T-50을 인도 중이다.
 
수주 잔고가 증가하면서 KAI의 수익성도 성장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AI의 매출액은 1조6317억원, 영업이익은 122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25.3%, 영업이익은 340% 증가했다. 최근 군비 확장 경쟁에 따라 전투기 수출 등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KAI로 향하는 방산 부문 수주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방산 사업은 수주가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발주 국가로부터의 계약 취소 혹은 인도 지연 등 다양한 리스크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수주가 둔화하거나 줄어들 경우 수익성도 감소한다. 수주 확대 시기 증설한 생산 능력이 수주가 위축되는 시기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019년 말부터 2021년 말까지 2년간 KAI의 방산 부문 수주 잔고는 8조6650억원에서 9조1845억원으로 6% 증가에 그쳤다. 같은 시기 영업이익은 2756억원에서 583억원으로 감소한 바 있다.
 
그에 반해 민항기 사업은 방산 사업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방산 산업에 비해 민항기 산업의 규모가 더 큰 데다, 변수도 방산 사업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산 시장의 정비 시장 규모가 1조 1000억원 수준인데 반해, 민항기 시장의 정비 규모는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MRO 사업 궤도 안착 과제
 
현재 KAI의 민항기 사업은 기체 부품 제조와 MRO 사업으로 구성된다. 기체 부품 사업은 항공업계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되며 항공기 제작 주문을 늘리자 완연히 회복되는 추세다. KAI는 보잉과 에어버스에 기체 동체 부품과 날개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데, 수주 잔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7조3794억원이었던 KAI의 기체 부품 수주 잔고는 올해 상반기 8조4138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지난해 기체 부품 매출액(8060억원) 기준 10년 치 일감에 해당하는 수주 규모다.
 
다만, 민항기 사업의 다른 부분인 정비 사업은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KAI의 민항기 정비 사업은 군용기 및 민항기 정비 사업 자회사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통해 이뤄진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AEMS의 매출액은 255억원, 반기 순손실은 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137억원)은 86% 성장했지만, 반기 순손실(50억원)은 26%가량 개선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이익이 날 정도의 민항기 정비 일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시장을 한정해서 봤을 때, 항공기 보유 대수가 많은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등 FSC(대형 항공사)는 보유 항공기를 자체적으로 정비할 수 있기 때문에 외주 정비를 맡길 필요성이 낮다.
 
주로 LCC(저비용 항공사)들이 KAEMS를 통해 보유 항공기 정비를 맡기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항공(089590)과 이스타항공이 KAEMS의 지분을 각각 0.74%, 0.37% 보유하며 항공기 정비 물량을 일부 맡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LCC들이 보유한 항공기 수가 대한항공 등에 못 미치는 까닭에 정비 수요가 부족하다. 아울러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적 LCC들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비행기를 띄우는 까닭에 사천에 위치한 KAEMS의 입지도 난관으로 꼽힌다.
 
반기 순손실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올해 KAEMS는 181억원, 내년에는 108억원의 설비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 향후 민항기 MRO 수요 확대에 미리 대비하는 투자로 해석된다.
 
KAEMS는 민항기 수주 물량 확보를 위해 해외 LCC를 대상으로 정비 대상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AEMS는 올해 1월 일본 피치항공의 항공기를 정비했으며, 8월에는 필리핀 세부퍼시픽 항공기도 첫 정비를 마친 바 있다.
 
KAI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민항기 사업에 대해 “기체 부품 사업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MRO 사업은 수주 활동을 통해 수주 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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