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대로 우상향하던 금융주가 제동이 걸린 모습입니다. 지난달에 이어 하락세로 돌아섰는데요. 지난 11일에는 미국발 경기 둔화 우려로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등은 급락세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변동성은 커지고 있지만 밸류업 기대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매수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하 등이 겹치는 만큼 보수적 접근을 권고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미국발 악재에 국내 은행주도 급락
KRX 은행 지수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급락했던 KRX 은행지수는 이날 전일대비 1.00% 오른 833.45에 마감했습니다.
KB금융(105560)은 전일 대비 0.26% 오른 7만8100원,
신한지주(055550)는 전일대비 1.51% 오른 5만3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1.39%오른 5만8300원에 마감했습니다.
앞서 전날 국내 은행주는 전일대비 급락한 바 있는데요. KB금융은 지난 11일 전 거래일보다 5000원(6.03%) 내린 7만7900원에 마감했습니다. 신한지주 역시 3500원(6.18%) 떨어진 5만31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날 코스피가 0.40% 내린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하락세입니다. KRX 은행 지수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2주간 10.58% 하락했습니다.
미국 경기 둔화에 따른 은행업종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내 투심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날 제이피모간체이스는 5.19%, 골드만삭스는 4.39% 각각 하락했는데요. JP모건 총괄사장의 2025년 이익 컨센서스가 너무 높다는 언급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 데 이어 국내 은행주에 대해서도 심리적인 영향으로 인한 외인 매도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은행업종에 대해 스트레스 완충 자본 도입을 예고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당국 발표에는 스트레스테스트에 따른 CET1 비율 하락 수준에 따라 은행들에 최대 2.5%포인트의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포함한 최소 자본비율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주주환원, 상여금 지급 등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날 낙폭이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하락에 따른 마진 훼손 우려가 존재하지만, 비이자이익 및 건전성 관리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기반한 주주환원을 기대해볼 수 있는 만큼 전일 낙폭은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밸류업 기대 유효하나 실적 우려도”
업계에서는 이날 낙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하며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기업분석실장은 "미국 은행주가 하락하면서 동반 하락한 측면이 있지만, 밸류업 기대감 등이 훼손된 건 아니기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오히려 주가가 빠질 때마다 비중 확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주 중에서는 은행주가 특히 유리할 전망입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연준 금리인하가 다음 주 예상되는데, 듀레이션이 긴 금융사들 입장에서 금리인하가 좋지 않은 이슈이지만, 국내 은행들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 자금 듀레이션 길지는 않아서 실제 미국이 금리 인하를 한 이후에는 오히려 투자할만한 시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증권주의 경우에는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돼야 하는 만큼 금융주 중에서는 은행-보험-증권 순으로 좋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고배당주인만큼 적극적인 주주환원 계획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실적 악화 우려는 여전합니다. 금리 하락 시 일반적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돼 이자이익 증가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내 은행은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습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마진 하락에 따른 순이자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면서도 "3분기 실적 시즌에 호실적과 함께 기업가치제고 계획 공시,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관련한 정책적 불확실성도 우려 요인입니다. 전배승 LS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기조로의 전환으로 가산금리 상승에 이어 은행권 전방위적 대출총량 규제가 시행된 바 있고, 최근에는 실수요자 대출제한 등 부작용으로 인해 은행의 자율적 리스크관리를 강조했다"며 "정책적 혼선과 가계부채 이슈의 재부각은 향후 은행권 규제와 관련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짚었습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를 이달 중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 발표 일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금주 안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513.37)보다 34.13포인트(1.36%) 오른 2547.50에 개장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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