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홈쇼핑 채널순환제' 도입..업계 판도변화 신호탄?
입력 : 2012-05-29 19:47:34 수정 : 2012-05-29 19:52:36


[뉴스토마토 류설아 기자] 앵커 : TV홈쇼핑 업계가 채널 경쟁을 벌이면서 천정부지로 치솟은 송출수수료 부담을 해소해기 위해 KT가 최근 자회사 인터넷TV 채널 편성에 '채널순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소식을 단독 보도한 류설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류 기자 우선 채널순환제의 의미를 설명해 주시죠.
 
기자 : 채널순환제는 추첨으로 뽑은 채널에 대해 일정 기간 송출 수수료를 계약하고 고정 채널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에는 홈쇼핑 업체가 개별적으로 유료방송플랫폼사업자와 채널당 수수료 협상을 통해 채널을 구매하고 방송 판매하는 형식이었습니다.
 
홈쇼핑의 경우 채널 시청률이 매출 상승과 직결되는 요인이기 때문에 공중파 채널 사이에 시청률이 높은, 일명 'S급'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송출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출혈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었던 거죠.
  
하지만 채널순환제를 도입하면 S급 채널과 비S급 채널 권역을 구분해 번갈아 추첨하면서 채널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결과적으로 경쟁적인 송출수수료 인상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 그렇다면 채널순환제는 언제 어떻게 시행되나요?
  
기자 : KT가 최근 채널순환제 도입에 대해 GS샵과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 국내 6개 홈쇼핑 업체와 모두 합의했고, 오늘 오전부터 각 업체와 채널 추첨을 전격 진행했습니다.
  
채널추첨 결과, 공중파 채널 사이에 위치해 높은 시청률이 보장되는 6번, 8번, 10번 등 S급 채널에는 그동안 S급 채널에서 방송판매를 하지 못했던 업체들에게 돌아갔습니다.
 
NS쇼핑이 6번, GS샵이 8번, 홈앤쇼핑 10번을 각각 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에 S급 채널에서 방송 판매했던 나머지 3개 홈쇼핑 업체는 비S급채널을 추첨했습니다.
 
CJ오쇼핑이 4번, 롯데홈쇼핑이 12번, 현대홈쇼핑이 14번을 각각 뽑았습니다.
  
각 업체는 오는 7월부터 이날 추첨한 채널에서 홈쇼핑 방송 판매를 진행할 계획입니다.다만, 이번 추첨 채널 계약기간은 6개월로 시범 운영됩니다.
  
앵커 : 채널순환제에 대한 홈쇼핑 업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 네 일단 채널 따내기 경쟁을 벌였던 홈쇼핑 업계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송출수수료는 업계 추산으로 지난해 6000억원에서 2000억원 오른 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매출액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등 채널 경쟁때문에 매년 송출수수료가 크게 오르는 상황이었습니다. S급 채널의 송출수수료는 비S급 채널보다 약 2.5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현상이 심화되면서 판매수수료와 소비자 판매가 인상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채널 확보를 추첨제로 진행하면서 각 업체가 경쟁적으로 높은 송출수수료를 제시해야하는 상황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업계 한편에서는 부정적인 입장도 있습니다. 채널이 기간 계약 종료 후 변경돼 소비자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 비판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6개월 후를 주목해야겠네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우선 KT는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 각 업체 반응과 실효를 따져 향후 채널순환제를 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채널순환제는 플랫폼과 방송업체간의 합의제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6개 홈쇼핑 업체가 다시 모두 합의해야 진행됩니다.
 
최근 송출수수료 부담때문에 기형적으로 매출이익이 줄어드는 홈쇼핑 업체로서는 KT의 인터넷TV뿐만 아니라 다른 유료방송플랫폼으로까지 채널순환제가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채널 순환제가 여러 긍정적 측면이 있어 보이기는 하는데, IPTV가 유료방송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케이블방송 등에 못미치기 때문에 과연 방송시장 전체로 이 제도가 확산될 수 있을지가 중요한 대목인데, 어떻게 봅니까?
  
기자 : 일단 채널순환제는 홈쇼핑업체 입장에서는 유리한 내용이지만, 이른바 '플랫폼사업자'에게 마냥 반길 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홈쇼핑방송의 송출 수수료가 이들 사업자의 수익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끼리 채널을 자리바꿈 하는 것은 플랫폼사업자의 편성권을 간섭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플랫폼사업자가 더 우월한 지위에 있는 방송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순환제 자체가 확산되거나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그리고 6개월 단위로 순환된다고는 하지만 번호에 따라 홈쇼핑방송의 매출이 워낙 크게 차이 나기 때문에 이들 업체간 약속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감독기관인 방통위의 의지가 중요할텐데, 방통위는 이 문제가 개별사업자간 문제라면 일단 한발 물러서 있는 상탭니다. 결국 이번 채널순환제 도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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