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증권산업)사무금융노조 “쉬운해고 통한 구조조정 저지에 총력전”
“'쉬운 해고'는 직원 생존권 침해”
입력 : 2016-05-30 06:00:00 수정 : 2016-05-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사무금융노조는 최근 몇 년간 증권 업계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취업규칙 변경을 통한 ‘쉬운 해고’ 방안을 추진하자 강력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무금융노조는 당국의 쉬운 해고 방침을 저지하기 위해 최근 NH투자증권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조만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인해 노사 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면서 “증권 업계에는 이미 도입된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권에 비해 상황이 훨씬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월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 완화’와 관련한 행정지침을 발표했다. IBK투자증권이 증권 업계에서는 최초로 취업규칙 변경안에 합의했고 이에 사무금융노조는 IBK투자증권을 제명했다. 
 
취업규칙 변경은 노조원들의 과반수 이상 동의가 있어야 하며, 노조가 없는 경우 직원의 과반수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사무금융노조 측은 경영상 긴급한 상황 외에 성과 부진 등을 이유로 저성과자 해고가 가능해지면서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은 저성과자 21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근무태만 사유로 징계했다. 대신증권, HMC투자증권에서도 실적이 현저히 저하된 직원들을 대기발령할 수 있고 대기발령 후 3개월 이내에 보직을 받지 못하면 당연해고 할 수 있는 통상해고를 도입했다. 
 
사무금융노조원들이 이달 26일 쉬운해고 저지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모습. 사진/사무금융노조
 
사무금융노조는 지난 26일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징계 조치에 항의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했으며, 노조 추산 1300여명이 참가했다. 노조 측은 해당 직원들을 생소한 업무와 지점에 배치한 후 이들이 저조한 영업실적을 내자 징계해 해고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규호 증권업종본부장은 “증권업계에서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징계를 내린 것은 NH투자증권이 처음”이라며 “이번 사례가 선례가 돼 다른 증권사로 확대되면 증권사 직원들의 생존권도 언제 어떻게 위협받게 될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김경수 국장도 “일부 증권사에서 저성과자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을 징계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해고수순을 밟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증권사들이 쉬운 해고를 무기로 일상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 투쟁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무금융노조는 한국거래소의 증권시장 거래시간 연장 방안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거래시간 30분 연장은 결국 증권사 직원들의 근로여건 악화만 야기한다는 것이다. 거래시간은 오는 8월1일부터 30분이 연장될 예정이다. 
 
김 국장은 “한국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을 통해 거래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면서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한다고 해서 주식거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새로 하지는 않기 때문에 효과는 거의 없고 직원들의 근로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무금융노조는 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을 강행할 경우 전면 투쟁은 물론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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