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어주는기자)한국형 4차 산업혁명 해답은 ‘포용적 성장’
5G 기반의 융합 산업 정부가 주도해야…경제 성장·사회 문제 동시 해결 가능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미래|KT경제경영연구소 지음|한스미디어 펴냄
입력 : 2017-06-15 08:00:00 수정 : 2017-06-15 16:34:07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1. 테슬라가 세계적인 전기차 기업이 되기까지는 미국 정부의 대대적인 정책 지원이 있었다. 오바마 정부 때의 ‘친환경 자동차 100만대 보급 계획’ 추진이 대표적이다. 정부 정책은 막대한 자금과 실패 위험 때문에 테슬라 투자를 꺼리던 벤처캐피털을 돌아서게 했고, 결국 전기차 개발은 성공했다. 4억7000만달러 상당의 정부 보조금 역시 테슬라를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 요인이었다.
 
#2.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보행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최근 검토 중인 사안 하나는 노인들을 위한 무인운전버스 도입이다. 실험은 민간 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가 맡아 진행 중이며 개발되면 장보기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데 활용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세계 주요국의 모습들이다. 이들 국가는 정부가 직접 민간 기업의 위험을 부담하면서 기술 개발과 혁신을 지원한다. 새롭게 창출된 기술과 시장의 혜택은 사회 전체에 골고루 배분될 수 있게 유도한다. 선순환은 불평등 해소, 생산성 향상으로 국가 전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진다. KT 경제경영연구소가 내놓은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미래’는 이런 세계적 추세를 4차 산업 시대의 ‘포용적 성장’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 개념은 경제·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극화·실업·고령화 등의 문제가 총수요, 계층간 이동성, 사회적 결속력 등을 약화시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서문에서 박대수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이 전망하는 부분은 이런 지점과 맞닿아 있다.
 
그는 “포용적 성장은 정보통신기술(ICT)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신산업을 창출시키는 동시에 인간의 행복과 직결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현 한국사회가 직면한 경제·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해결책을 찾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책은 기존에 나온 4차 산업 관련 서적들과는 달리 ‘5G’ 네트워크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본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특성을 가진 5G는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인 ‘융합’을 가능하게 한다. 기존 4G처럼 단순히 데이터 전송 속도만이 강점은 아니다. 정보 전송이 다양한 디바이스로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특수하다.
 
연구소는 “미국과 일본, 독일 등 해외 선진국들은 인공지능이나 로봇 기반의 제조 역량 등의 핵심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형태의 4차 산업 혁명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네트워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5G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축된 5G 인프라는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다른 4차 산업 기술들과 융합해 미래 산업구조를 완전히 재편하게 될 전망이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고 자율주행 차량이나 원격 수술 로봇 등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스마트 시티·팩토리 활성화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실시간 실감형 서비스로 교육·의료 분야의 사회적 격차도 해소된다.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은 5G 구축 시 한국은 “에너지, 보안, 미디어, 스마트 카,팩토리, 시티 등 7개 분야를 중심으로 포용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연구소는 이 같은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성이 큰 5G는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이 돌아오지 않아 민간에서 과소 투자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연구 보조금, 규제 등 다양한 방식의 투자를 정부가 지원하고 기술 개발은 민간이 주도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테슬라, 소프트뱅크처럼 국가의 성장을 견인하면서 사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게 연구소의 판단이다.
 
연구소는 국가 주도의 4차 산업 전략에서 참고할 모델로 일본의 ‘국가재흥전략’을 꼽는다. 지난해 6월부터 실시된 이 전략은 모든 산업 부문에 ICT와 로봇 기술을 적용, 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바탕으로 한다. 민관이 함께 기술 개발에 참여하며 2020년까지 총 30조엔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도 갖추고 있다.
 
연구소는 “일본은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양극화 등 한국과 유사한 사회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고자 국가가 나서고 있다”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에 맞는 4차 산업을 추진해 나간다면 우리 역시 실효성 높은 4차 산업혁명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과거 3G 투자에 성공해 국내 단말, 장비 사업자가 세계 시장을 주도했던 것처럼 5G 네트워크가 조기 구축돼 상용화된다면 지금껏 할 수 없던 다양한 일이 가능해지고 사회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 미래 발전의 동력으로 보고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형 4차 산업혁명. 사진제공=한스미디어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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