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기획)②“용산은 청년 창업가에 ‘살아있는 실험실’”
김도년 교수 “창업 최적 공간” 지역상인 관심으로 ‘시너지’
입력 : 2017-08-16 06:00:00 수정 : 2017-08-16 0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이번 용산전자상가 일대 도시재생을 지휘하는 김도년 성균관대학교 건축·미래도시융합공학과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미래 세대에게 새로운 기반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교수는 용산의 차별점을 최대한 살려 이곳을 예비 청년 창업가 집합소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지역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김 교수는 보다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산전자상가 일대 도시재생은 어떤 사업인가.
 
20세기 들어 기존 도시에서 일어나던 생산기능이 대부분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제조업은 환경적으로나 육안으로도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도시에는 소비와 서비스만 남는 문제가 발생했다. 도시가 좋아지긴 했지만 소비중심으로 흘러가고, 일자리도 궤를 같이해 다수의 사람이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없었다. 본래 도시는 사람들이 모여 창조적인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단적인 예가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창고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도시로 제조업이 돌아와야 하는 이유다. 그렇게 되면 도시에서 다시 무언가를 만들고, 일하고, 놀면서 기존의 생태계가 회복된다. 용산은 그런 측면에서 큰 이점이 있다. 과거 용산에서 컴퓨터는 맞춤형으로 생산됐다. 사람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사용하는 ‘미래의 공간’이었다. 그런 측면에서라도 용산의 도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청년 창업가를 위한 중심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이유는.
 
대한민국 청년들은 전 세계에서 창업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다. 이건 공식 데이터로도 나와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창업을 가장 못 하고, 안 하는 청년이 돼버렸다. 도시는 이런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불균형을 해결해줘야 한다. 자본이 없는 청년들이 창업하고 싶을 때, 용산에 오면 꿈을 실현할 기회와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목적 중 하나다. 
 
-청년 창업가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줄 계획인가. 
 
청년들은 대부분 차가 없다. 그리고 좋은 집보다는 작지만 내가 살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 24시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밤에도 안전해야 한다. 협업을 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용산이 이런 것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돈의 문제가 아니다. 꿈을 가진 청년들에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필요한 시설들을 제공해주면 도시는 회복되고 활발해진다. 나아가 다양한 도시 활동이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도시문화가 생성된다. 그걸 통해 기존에 용산이 갖고 있던 전통적 산업들을 고도화시켜야 한다. 
 
-왜 용산이어야 하는가.
 
용산의 가장 큰 장점은 전자상가다. 용산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있고, 아직도 각각의 부품을 판매하고 있어 직접 생산이 가능하다. 용산은 생산과 판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다. 창업가들은 무언가를 만들면 실험해보길 원한다. 청년들은 용산에 오면 새로운 상품을 바로 만들어 볼 수 있고, 기존에 형성된 시장에서 판매해 상품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용산은 개발한 기술의 적합성을 확인하는 일종의 ‘살아있는 실험실’이다. 또 시제품을 팔아 볼 수 있는 발표회 현장이기도 하다. 여기의 수많은 창업기업 중 한두 개만이라도 성공한다면 정말 큰 도시적 혜택이다. 그 도시적 혜택은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아울러 용산의 강점은 접근성과 인지도다. 현재 역 근처에 호텔이 들어서면서 주변도 함께 개발되고 있고, 용산이 지닌 브랜드 자체도 전 국민적으로나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역 상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사실 도시재생 과정에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용산은 도시재생 후보지로 선정되기까지 시와 지역 상가 협의체가 지속적인 모임을 가져왔다. 그걸 통해 지금은 새로운 거버넌스(Governance) 구축이 되가고 있다. 상인분들도 공공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 좋다고 인식하고 계신다. 그동안은 상인분들끼리의 소규모 번영회가 있었다면 지금은 용산 전체를 재생시켜 보자 하는 큰 목적하에 조직이 생겼다. 그걸 시와 소통하는 대표 창구기능으로 활용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사업의 동반자가 생긴 셈이다. 올해는 거버넌스 안에 대외적으로 새 주체가 들어오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완벽한 건 없지만 현재까지는 많은 분이 참여하시고, 독려해주고 계신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글로벌창업센터에서 김도년 성균관대학교 건축·미래도시융합공학과 교수가 용산전자상가 도시재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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