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금통위 신중한 인상 발언에도 '커브 스티프닝'
전문가들 “추가 금리인상, 빠르면 1분기에 단행될 수 있다”
입력 : 2017-12-03 12:00:00 수정 : 2017-12-03 12: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신중한 기준금리 인상 발언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에서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추가 인상이 단행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0.6bp 상승한 2.081%, 10년물은 1.2bp 오른 2.489%에 마감했다. 이는 금통위 이후 나타난 커브 스티프닝이다. 커브 스티프닝이란, 단기채권(3년 이하의 만기 채권)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반대로 장기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채권의 수익률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채권투자자들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장세에서는 단기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장기채의 투자 비중을 낮춘다. 반면,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장세에서는 단기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낮추고 장기채를 매수한다. 금통위 이후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난 것은 채권시장이 추가 금리인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11월30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25bp인상했다. 이는 6년5개월만의 첫 기준금리 인상이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향후 경제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점검 후 추가 인상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채권 전문가들의 해석은 달랐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중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는 가에 따라 다르다”면서 “금통위는 표면적인 톤과 실제 액션이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통화정책 정상화 기간에는 중앙은행의 발언보다 펀더멘탈 요소가 더 중요하게 작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빠르면 내년 4~5월에 기준금리 인상이 될 것이며 1분기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 국내 추가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의 주된 변수였다는 점에서 추가 인상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3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한국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한은이 2분기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이 신중을 제외할 때, 매파적이었다는 점도 커브 스티프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는 반도체 경기 하방 위험 가능성, 낮은 임금상승률 등의 고용 문제, 원화 강세에 따른 물가 둔화 가능성에 대해 경기 제반 여건이 좋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발언만 없었다면 총재의 언급 자체는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채권전문가들은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KEB하나은행 딜러룸에서 근무 중인 딜러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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