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총, 상정된 안건 모두 의결했지만...주주 “배당 불만”
일부 주주·노조원들, 주총 내내 “황창규 퇴진” 목소리 높여
입력 : 2018-03-23 12:13:22 수정 : 2018-03-23 14:23:3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KT 주주총회에서 상정된 안건들은 모두 원안 그대로 의결됐다. 황창규 KT 회장은 깁스를 한 오른손으로 의사봉을 치며 안건을 차례로 승인했다. 하지만 주총장은 내내 극명히 엇갈리는 분위기 속에서 어수선했다. 원안 처리를 주장하며 박수 치는 주주들이 있는가 하면, 뒷좌석에 위치한 노조원들과 일부 주주는 총회 내내 고성을 지르며 의사진행을 막았다.
 
KT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는 23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새벽부터 KT민주화연대와 KT새노조 조합원들은 주총에 들어가기 위해 센터 앞에서 진을 치며 기다렸다. 주총 개회에 앞서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황 회장의 불법 경영으로 KT 대외신인도가 하락하고 경영실적은 나빠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오전 8시 주총 입장부터 회사 측과 갈등을 빚다, 9시 주총 시작과 함께 현수막을 들고 황 회장의 퇴진과 업무지원단 해체 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불법경영 황창규를 구속하라”, “주식값이 똥값이다, 황창규는 물러나라”는 이들의 구호를 주총 내내 계속됐다.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는 “회장이 잘못해 기업 가치와 주가가 떨어졌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더이상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말고 회장직에서 용퇴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이 첨예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주총은 제36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정관 일부 변경에 따라 스마트에너지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전기안전관리 대행업과 종합건설업, 미디어 사업 강화를 위한 전문디자인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했다. 논란이 됐던 기업 지배구조 개편도 원안대로 처리됐다.
 
또 재무제표 승인으로 주당 1000원의 배당금도 확정됐다. 하지만 배당금에 대한 불만은 일반 주주들 사이에서도 높았다. 한 주주는 “지난해 부채비율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도 같이 줄었다”며 “현금배당 주주 입장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주가 배당이 기대에 못 미친다. 주가 정상화와 배당에 힘 써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23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와 조합원들이 황창규 회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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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