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일자리, 아랫돌 빼 윗돌 괴기)⑤"산업변화 반영한 일자리창출 전략 시급"
전문가들 "은행 자체만으론 한계…4차산업 대응 인력수요 마련해야"
입력 : 2018-05-29 08:00:00 수정 : 2018-05-29 08: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백아란 기자]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생각대로 금융권이 희망퇴직을 확대한 만큼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대신에 핀테크 기술 등을 중심으로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 관련한 새로운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당국과 금융사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의 구조조정이 수익성 악화를 위해 단행됐다면 최근에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때에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구조조정 대상과 희망퇴직 숫자가 신규채용 등 일자리 창출 규모와 일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사실상 은행권 자체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핀테크와 블록체인 등으로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제도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은행별로는 새로운 수요가 있는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관련 인재 채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최근 "채용을 확대하는 부분은 대게 IT나 디지털 등 앞으로 많은 수요가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많이 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대면이나 모바일 등에 맞는 인재를 위주로 많이 채용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향후 인공지능(AI) 등의 기술발달로 금융산업 구조가 사람에서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산업의 경우,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직군으로 특히 여성과 청년의 일자리 충격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미래수요가 있는 분야에 대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노동수요 감축으로 인한 이익을 사회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일자리 나누기나 재취업 지원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희망퇴직 확대를 강제한다고 해서 은행들이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의문"이라며 "희망퇴직만 실시하고 신규채용에 나서지 않을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각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 근무시간이 2100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700~1800시간보다 많은데 은행원들은 2500시간을 일하고 있다"며 "은행 영업현장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직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만큼 신규채용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문지훈·백아란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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