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향상 노력은 필수…"현대차 사례 벤치마킹해야"
현대차 노사 2013년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생산성 높이고, 노동시간은 줄어
입력 : 2018-05-30 17:06:36 수정 : 2018-05-30 18:47:35
[뉴스토마토 김진양·구태우 기자] 전문가들은 주 52시간 근무제의 정착을 위해 노사 모두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기업은 비용이 늘고, 노동자는 임금이 줄어드는 만큼 노사가 생산성 향상으로 노동시간 단축의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일호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정책팀 과장은 "제조업에서 이전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설비 투자를 늘리고, 공정 변경도 필요하다"며 "인력과 노동시간이 제한된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법정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기업은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규 인원을 채용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노동시간 단축으로 연간 12조3000억원의 추가 노무비가 발생한다. 이중 9조4000억원(76.4%)이 신규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다만 미래 경영환경을 예측할 수 없어 무작정 채용만 하기에는 부담이다. 노조도 유휴인력으로 인한 구조조정을 우려한다. 생산성 향상이 노사 모두에 절실할 수밖에 없다. 
 
2013년 시행된 현대차 노사가 교대제 개편을 시행하면서, 노동시간이 줄고 생산성이 향상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주간 연속 2교대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현대자동차 사례에 해법이 있다고 제언했다. 현대차 노사는 2005년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로 교대제 변경에 합의했다. 2013년 본격 시행됐다. 1조가 오전 7시20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2조가 바통을 이어받아 자정까지 근무하는 방식이다. 노조는 생산성 향상에도 동의했다. 그 결과 시간당 생산대수(UPH, unit per hour)는 402대에서 432대로 7.5% 상승했다. 그럼에도 연간 노동시간은 264시간 줄었다.
 
비결은 노사 모두 한발씩 양보한 데 있다. UPH를 늘리기로 노사가 합의하면서 노동시간이 줄어든 대신 노동강도는 높아졌다. 생산물량을 노동시간 단축 이전처럼 유지하기 위해 단체협약의 휴일도 일부 없앴다. 조회시간과 안전교육시간을 근무시간 외에 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전문가들은 표준 맨아워를 도입할 경우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맨아워는 3년 이상 숙련자가 1시간 동안 하는 작업분량을 뜻한다. 표준 맨아워를 정해 적정 인력을 배치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현대차 노조는 노동강도를 올려 생산성을 높였고, 회사는 인건비 부담을 감수했다"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려면 현대차 사례의 장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성 향상과 교대제 개편을 위해 노사가 외부 컨설팅을 함께 받고, 정부의 적절한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양·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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