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에서 답을 찾자)④뿌리깊은 단타 위주 투자문화…'장투', 제도적으로 유도해야
"20년 투자하면 손해율 제로…세제 혜택에 대한 고민 필요"
입력 : 2018-06-01 08:00:00 수정 : 2018-06-01 08: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장기투자 문화가 국내 금융투자시장에 정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좀처럼 실천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단타매매 위주의 투자가 이미 장기간 뿌리내린 탓이다. 증시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개인들은 단기적 차익실현을 노리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일선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영업맨들은 매매 회전율이 높아야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장기투자를 적극 권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2월말 삼성자산운용이 발간한 '모두가 이기는 투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1980년부터 2016년까지 37년간 유가증권시장에 단 하루만 투자했다면 손해를 볼 확률은 49%지만, 투자기간이 늘어날수록 손해 확률이 꾸준히 감소하다가 20년에 다다르면 '제로'가 됐다. 
 
보고서는 개인의 장기투자 어려움을 '적립식 투자'로 극복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시장이 요동칠 경우 투자자의 감정도 흔들리기 쉽다는 점에서, 매월 꾸준히 돈을 넣으라는 얘기였다. 실제 1980년부터 37년간 코스피에 매달 10만원씩 투자해왔다면 누적투자원금은 4560만원에 불과하나, 만기 평가금액은 3억5000원으로 원금의 7.8배로 불어나게 된다. 
 
그러나 개인들과 가장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영업점에서는 장기투자를 적극 권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회전율이 곧 영업 실적이라는 점에서다. A증권사 강남지역서 근무하는 한 PB는 "예컨대 B라는 종목이 2~3배 오를 거라는 확신이 있으면서도, 투자자를 설득해 중간에 한번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권한다. 주가 상승이 확인되면 다시 살 것을 주문한다. 매매수수료가 없이는 월급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는 점에서다"라고 토로했다. 
 
증권사 수익에서 매매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면서,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평생무료 수수료를 내건 곳도 있으며, 고객수익률을 평가지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하지만 개인 입장에서 장기투자만을 고집할 이유가 딱히 없는 게 현실이다. 장기투자에 대한 혜택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 국민들의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투자 정착을 위해 '세금' 이슈가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 기조가 주식 양도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여기에 장기 보유에 따른 혜택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 단타보다 장기투자의 세율이 더 낮다면 자연스럽게 장기투자로 갈 것이다. 장기투자를 지원할 수 있는 세제혜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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