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수주, 중동·아시아 편중 여전
중동·아시아 비중 87%…"수주지역 다변화 과제"
입력 : 2018-06-10 14:25:51 수정 : 2018-06-10 14:28:48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건설사들이 해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별적 수주를 하고 있지만 수주액이 여전히 중동·아시아 지역에 쏠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해외건설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수주 다변화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까지 해외수주액은 138억3025만달러로 이 가운데 120억8692만달러가 중동·아시아 지역에서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아시아 수주 비중이 87%에 달한 것이다. 중동지역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지만 아시아지역 수주액이 30%이상 증가하면서 중동·아시아 지역의 편중 현상을 이어갔다. 중동지역 올해 수주액은 38억8539만달러로 전년 동기 89억4433만달러의 43% 수준에 그쳤다. 반면 아시아 지역 수주액은 82억152만달러로 전년 동기 61억7676만달러보다 약 1.33배 늘었다.
 
올해 중동·아시아 지역 쏠림 비중은 최근 5년동안 지난해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660억달러를 수주했던 2014년 중동·아시아 수주액 비중은 71.6%였으며, 이듬해 78.5%로 높아졌다. 이후 2016년과 지난해 각각 82.8%, 93%로 꾸준히 비중이 커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의 집중은 해외건설의 한계점으로 지목돼왔다"면서도 "중동, 아시아 지역에 발주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에 맞춰 수주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주한 초대형공사 상위 10건도 모두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나왔다. SK건설의 베트남 내 공사가 10억달러 규모로 가장 컸으며,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우디 에틸렌 글리콜 생산설비 공사가 6억80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초대형 공사 계약이 이뤄졌다.
 
올해 태평양·북미,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수주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수주액이 증가했다. 아프리카의 경우 5억2865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3451)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중남미는 3.51배, 태평양·북미와 유럽도 각각 2.83배, 1.18배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성장을 긍정적으로만 바라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 90% 이상이 중동·아시아 지역에 쏠린 탓에 유럽, 중남미 등 다른 지역들의 수주액이 급감했다. 이로 인한 기저효과일뿐 실적성장을 이룬 것은 아니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남미의 경우 수치상으로 3배 넘게 성장했지만 이는 새로운 수주를 따낸 것이 아닌 대부분 재계약을 통해 수주액이 올라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업체들의 해외수주가 특정지역에 편중되고 있는 데는 중동·아시아 지역 내 수주가 상대적으로 손쉽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중동을 포함한 해외시장에서도 경쟁사들이 많아지는 만큼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동의 경우 과거에 우리가 지배하던 때와는 다르다. 중동 내에서 건설업체도 생겼고, 유럽이나 중국에서도 이미 진출을 많이 한 데다 프로젝트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여러 형태의 전략적인 제휴를 형성해서 진출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달 중 한국해외인프라 도시개발 지원공사(KIND)가 설립되는데 이를 계기로 중동 외에 다양한 지역으로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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