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이대훈 농협은행장 "다음달 캄보디아 소액대출기관 인수 완료"
"대도시 부동산 담보대출 등으로 영역 확대…MDI 전환 뒤 상업은행 도약"
"범농협 시너지·농업금융 역량 등으로 해외사업 모델 차별화 가능할 것"
"NH스마트뱅킹·올원뱅크 '투트랙 전략'으로 디지털금융 강화"
입력 : 2018-06-20 06:00:00 수정 : 2018-06-20 06: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2012년 농협의 신경(신용·경제사업)분리로 새롭게 출범한 농협은행은 작년 말 이대훈 당시 농협상호금융 대표를 수장으로 맞이했다. 이 행장 선임은 농협 내에서 파격적인 인사 조치로 평가받았다. 그동안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됐던 관행을 깬데다 뛰어난 실적으로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발탁된 데 이어 농협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장 자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농협은행이 나아가야 할 길로 디지털 금융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를 꼽았다. 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업권 간 장벽이 무너지는 등 생존 전쟁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농협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행장이 꺼낸 카드다.
 
<뉴스토마토>는 19일 이 행장을 만나 농협은행의 해외사업 확대를 비롯한 디지털금융 강화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대훈 농협은행장. 사진/농협은행
 
"지난 3월 캄보디아 현지 소액대출기관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초 국내 사전신고절차를 완료했습니다. 현재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가 진행 중으로 다음달 중 인수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19일 캄보디아 현지 소액대출기관 인수 진행상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며 "예금수취가 가능한 소액대출기관(MDI)으로 전환한 뒤 상업은행으로 도약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농협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총 6개로 확대된다. 현재 농협은행은 미국 뉴욕과 베트남 하노이에 각각 지점 1개, 중국 베이징과 인도 뉴델리에 각각 1개 사무소, 미얀마에 파이크로파이낸스 법인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12월 농협은행장 자리에 오른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농협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해왔다. '아시아 최고의 협동조합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창출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서도 "농협금융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특성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심혈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행장이 해외진출 국가 중 하나로 캄보디아를 낙점한 이유는 캄보디아가 2차 산업이 없는 농업중심 국가로 농업 생산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중장기적으로 농협은행이 보유한 농업금융 역량과 범농협 시너지를 활용한다면 금융은 물론 유통이나 경제사업과 연계한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현지에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인수를 추진 중인 소액대출기관이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인수 후 대도시 지역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주로 농민 및 서민 대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인수 후에는 프놈펜 등 대출 수요가 많은 대도시 지역 부동산 담보대출 및 중소기업 사업자 대출까지 적극 확대할 것"이라며 "지방영업과 도시영업의 균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소액대출기관을 상업은행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행장은 "중장기적으로 MDI로 전환 후 상업은행으로의 단계적 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현지 소액대출시장의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MDI로의 성장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농업전문 상업은행으로 도약해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기존 해외 네트워크에서도 농협은행의 강점인 농업금융을 활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얀마 소액대출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를 활용해 현지에서 농기계 유통과 연계한 금융사업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최초 해외 현지법인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는 2016년 말 출범 이후 현재 총 9개 지점, 3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이 행장은 "현재 실무검토를 위해 농협금융지주와 HTOO그룹, 국내 농기계업체가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현지 시장여건 및 사업성 검토와 각사별 역할, 농기계 할부금융 사업모델 및 상품 구조 등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당성 있는 사업모델이 도출된다면 우선 1~2개 사업구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실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사업 확대를 비롯해 디지털금융 강화 역시 이 행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농협은행이 '디지털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고 이를 발판삼아 국내 3대 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이 행장은 디지털금융 강화 차별화 전략으로 모바일 금융 서비스 투트랙 전략을 꺼냈다. 모바일금융 애플리케이션인 'NH스마트뱅킹'을 통해 '풀 뱅킹 서비스(Full Banking Service)'를 제공하고 '올원뱅크'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모바일뱅크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그는 "NH스마트뱅킹의 경우 국내 최고 수준의 모바일 금융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3S(Speed, Secure, Simple) 기반의 통합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플랫폼 고도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지향적 뱅킹, 개인별 특화 서비스 구현을 세부 추진방향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원뱅크는 실제 사용자 비중이 75%로 월 방문자 수가 500만명을 상회하는 등 실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배치가 특징"이라며 "농축수산물 특가상품 전용관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1차 산업과의 조화를 시도해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이같은 역점사업 추진을 위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작년 말 취임 이후 전국의 영업본부 및 영업점을 돌며 직원들과 만난 그는 매월 우수 직원들을 선발해 간담회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업추진 우수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루에 3명에게 전화해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모든 조직의 가장 큰 자원은 인적자본"이라며 "직원과의 소통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원과의 소통과 공감 확대를 통해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되고 사업 추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일 잘하는 직원들이 우대받는 조직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우수 직원들을 격려하고 우대하는 소통의 자리를 자주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지난달 미얀마를 방문했을 당시 현지 초등학교 발전기금 등을 지원한 뒤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농협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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