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남북이슈 커지자 '기피상임위'서 '인기상임위'로
입력 : 2018-06-19 16:45:09 수정 : 2018-06-19 16:45:09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18개 국회 상임위원회 중 ‘기피 상임위’로 꼽혀 온 외교통일위원회가 뜻밖에 인기 상임위로 떠올랐다. 남북관계의 급격한 개선으로 주목받는 이슈가 늘어나면서다.
 
그동안 외통위는 골치 아픈 사안이 많은 반면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대표적인 비선호 상임위로 분류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들어 남북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선언의 후속 조치가 시동을 건 데 이어 최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최악의 긴장국면을 맞았던 20대 국회 전반기 당시 외통위가 선호도 최하위에 머물던 것과 대조적이다. 남북 경제협력 재개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전반기 국회 외통위 소속이었던 한 의원은 19일 “남북관계가 지독하게 안 풀리면서 최고 기피 상임위였던 외통위였다. 지역구 사업을 할 수 있는 곳도 아니고 후원금에도 도움이 안 됐었다”면서 “전반기에 (희망 상임위) 1순위로 외통위를 써낸 의원이 한 손에 꼽힐 정도인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는 적어도 10명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의원도 “지금의 남북관계에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치가 있으니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외통위 인기가 많아지면서 나는 다른 상임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중진급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외통위에 대거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초재선 의원들은 아무래도 지역구 관리에 용이한 상임위를 더 선호한다. 게다가 외통위는 주로 3선 이상의 중량급 있는 의원들이 포진해 있다는 인식이 있어 초재선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외통위는 예전부터 중진급 의원이 주로 선호한다는 이유로 ‘상원’이라 불렸다. 우선 국가의 굵직한 어젠다를 다룰 수 있고 해외 출장이 잦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 대권주자에게는 필수코스인 외교·통일 대권 수업이 가능하다. 외통위원장은 외교관 여권은 물론 국가 원수급에 준하는 해외 의전 등 특전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최근 기회재정위원회 소속이던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같은 당 외통위 간사였던 김경협 의원에게 소관 상임위를 맞바꿀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 의원이 외통위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송 의원이라면) 남북경협이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할 것에 대비해 국회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북미 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기획재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김 의원도 기재위에서 외통위와 더불어 중장기적인 공조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정치권은 이르면 이번 주말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상 협상에 들어간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상임위 배분에 앞서 소속 의원들로부터 희망 상임위 지망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20일 오후 6시까지 희망 상임위를 제출토록 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5일 상임위 지원을 마감했다. 바른미래당은 21일로 예상되는 신임 원내지도부 선출 후 상임위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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