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원조 한국, 일본과 초격차 벌린다...정의선 승부수
현대차그룹, 폭스바겐그룹과 '기술동맹' 구축해 시장 확대
입력 : 2018-06-20 19:26:37 수정 : 2018-06-20 19:26:37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폭스바겐그룹의 수소연료전기차(수소전기차) 동맹 구축으로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다시 격차를 벌릴 발판을 마련했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개발한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섰다.
 
2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최초(미국 시장조사기관 워즈오토 선정)로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경쟁사인 토요타(모델명 미라이)보다 1년 이상 앞섰다. 당시 생산한 '투싼 수소전기차'(해외 모델명 'ix35')는 전 세계 17개국에 수출했다.
 
하지만 필수 인프라인 수소 충전소 부족으로 판매량은 미미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포메이션트렌즈 집계결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전세계에서 팔린 수소전기차는 6364대에 불과했다. 그마저 후발주자인 토요타가 7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토요타는 2017년 도쿄모터쇼에서 1회 충전으로 1000km 주행 가능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파인컴포트라이드'도 선보였다.
 
토요타는 BMW와 함께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차 플랫폼의 공동 개발도 추진 중이다. 다른 일본 완성차업체들도 합종연횡을 통해 시장선점에 나선 상황.혼다와 GM은 오는 2020년까지 85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GM공장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한다.닛산과 포드-다임러 역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을 통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이면서 자존심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 유력 언론사들이 뽑는 '에디터들의 선택상(Editors' Choice Award)'을 수상한 이 차량은 올해 3월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9Km로 현재 양산하는 수소전기차 중 가장 길다. 넥쏘는 오는 8월경 미국 시장에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넥쏘’는 연료전지 전용부품 국산화율 99%를 달성했다. 특히 연료전지에서 산소와 수소의 화학적 반응을 이끌어 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핵심부품(MEA)을 이전까지 수입에 의존했으나 국산화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의 핵심기술인 막전극접합체(MEA)와 금속분리판 기술도 독자 개발했고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릴 수 있도록 냉시동성을 개선했다.
 
수소전기차 엔진룸 보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좌측 두번째)와 정의선 부회장(좌측 세번째). 사진/뉴시스
 
수소전기차 후발주자인 아우디는 이같은 현대차의 기술력에 주목했다. 피터 메르텐스 아우디 기술개발 총괄은 "현대차그룹와의 협업은 수소차 분야의 기술 혁신을 위한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의 이같은 기술개발은 정의선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의 미래 먹거리로 수소전기차를 낙점했다. 올해부터 그가 진두지휘하는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수소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기술 개발을 위한 전담팀도 꾸렸다.
 
정 부회장은 올해 CES에서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 중 하나를 고르라면 수소전기차를 타겠다”며 "수소차와 자율주행차가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차량 내에서 자체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차세대 친환경차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배출가스가 전혀 없다. 짧은 충전시간 대비 긴 주행거리, 에어필터를 통한 주행 중 미세먼지 제거 등도 장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아우디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향후 보다 폭넓은 형태의 기술 협업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수소전기차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글로벌수소위원회 회장사에도 선출돼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상용차 분야에서도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다지고 있다. 2004년 수소전기버스 개발에 착수해 1세대 모델을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시범운행했다. 2009년에는 개선된 연료전지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영구자석 모터를 적용한 2세대 모델을 개발했고 2015년 광주광역시 수소버스 운행 시범사업에 투입했다.
 
지난해 10월 울산시 수소버스 시범 사업 출범식에서는 3세대 수소전기버스를 공개했다. 이전 모델 대비 가속성능, 등판능력, 내구성능 등이 대폭 향상된 3세대 수소버스는 하반기 서울, 울산 정기 노선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밖에 울산에서는 수소전기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에서 수소전기차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17년 충북 충주에 위치한 현대모비스의 기존 친환경차 부품 전용 생산단지 내에 연료전지 스택을 비롯한 수소전기차의 핵심부품 생산을 전담하는 공장을 추가로 신축했다.
 
약 1만3000㎡(약 4000평) 규모로 조성한 신공장은 연산 3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연료전지 파워트레인’ 생산 설비를 갖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핵심부품 생산부터 시스템 조립까지 전용 생산공장에서 일관 양산하는 공장으로서 규모 면에서도 글로벌 경쟁사 대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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