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중동서 막히고 아시아서 충돌
국내 일감도 주는데…"프로젝트 역량 높여야"
입력 : 2018-09-17 17:34:01 수정 : 2018-09-17 17:34:01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중동에선 발주물량이 줄고 아시아 신흥시장에선 수주경쟁이 과열되는 등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길러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17일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2010년이 해외건설 수주 호황기였다가 2013∼2015년 수조원대 해외사업 손실을 경험했고 이후로도 여파가 이어졌다. 2016년과 2017년에도 해외사업 수주액은 300억달러에 못미쳤다.
 
국내 한 대형건설사의 해외플랜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중동지역 플랜트 발주량이 감소하는 등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수주액 감소의 주된 배경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민관협력 투자개발형 사업(PPP) 발주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은 관련 사업 경험이 부족해 경쟁에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동은 유가 변동 등 사업환경이 급변할 리스크도 많다. 아시아 시장은 발주 물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따라 경쟁도 과열되는 양상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동국가의 경우 보수적 수주 전략으로 접근하기는 애매하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공기가 중요한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공기 지연 등 악재로 다른 나라 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해 해외 수주 전략을 짜는 데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프로젝트 관리 역량 진단' 보고서를 내고, 건설사의 해외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해외 선진기업의 약 71%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리스크관리 역량은 59% 수준에 그친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건설사들의 ▲저가 수주 ▲공기 지연 ▲다양한 발주 체계의 등장과 대처 미흡 ▲대형화·복잡화된 사업 특성 ▲세계 경제 악화 ▲유가 변동 ▲사업 리스크 저평가 ▲프로젝트 관리 능력 부족 등이 해외사업 손실 원인으로 꼽혔다.
 
이광표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일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건설사들은 해외 프로젝트 수주로 새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건설사가 통합관리, 리스크관리, 클레임관리 등 프로젝트 관리 분야에 대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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