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분기…속 타는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영구채 발행 난항…에어부산·아시아나IDT 흥행에 기대
입력 : 2018-09-20 16:09:13 수정 : 2018-09-20 16:09:13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재무구조 개선에 한창인 아시아나항공의 발걸음이 더 빨라지게 됐다. 올해를 석 달가량 남겨둔 상황에서 연말까지 차입금 상환과 유동성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은 여의치 않고, 자회사 상장은 흥행을 담보키 어려워 고민만 깊어진다.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계획된 재무구조 개선 약정 이행을 위해 사실상 총력전에 돌입했다. 앞서 4월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안으로 그룹 사옥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 자회사 상장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하반기 1조10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약정을 맺은 지 3개월 만에 난제에 부딪혔다. 7월1일 기내식 대란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5~6월까지 주당 5000원을 상회하던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기내식 대란을 겪으면서 4000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20일 종가는 4245원이다. 자연스레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현 주가가 액면가(5000원)보다 낮아, 자본시장법이 금지한 액면가 이하 주식의 유상증자 불가 원칙에 발이 묶였다. 기대를 걸었던 영구채 발행도 9.5%의 금리를 책정해놓고도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연기된 상황이다.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 외에 다른 대안은 없어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하반기 차입금 중 5300억원을 상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은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으며 영구채도 연내 발행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남은 3개월 안에 아시아나항공이 두 가지 다 추진하는 것은 일정과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무리라고 지적한다.
 
결국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상장에 의존해야 한다. 아시아나IDT는 지난 5일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에어부산은 상장 예비심사 중이다. 에어부산은 11월 중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12월 안으로 상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상장 성사를 위해 지난 8월 주식의 액면가를 5분의 1로 분할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두 자회사의 상장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자금은 2000억원 이상이다. 
 
하지만 최근 기업공개(IPO) 시황이 좋지 않고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도 기내식 대란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 곳의 IPO 흥행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에서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의 상장에 사활을 걸었으니 상장 가능성은 비교적 높지만, 상장을 통해 2000억원을 확보하려면 일반 청약물량을 제외하고도 에어부산은 주당 7만원, 아시아나IDT는 주당 1만원대가 형성돼야 한다"며 "두 회사 규모와 실적을 봤을 때 이 정도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건으로 박삼구 회장과 산업은행 관계가 틀어진 것도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부담"이라며 "산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재무구조 개선에 올인해야 하지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병호

최병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