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는 일본기업)“정부와 기업의 동반 노력이 필수”
“정부는 투자환경 조성, 기업은 투자 통한 혁신 지속해야”
입력 : 2018-11-12 07:00:00 수정 : 2018-11-12 07: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분기 기준 0%대 성장률, 17년 만의 최고 실업률, 고용 없는 성장, 투자 축소. 지금의 한국 경제와 기업 환경을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성장 활력이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마저 하락하면서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20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장기 불황의 늪을 헤치고 재도약하고 있는 일본의 생존 모델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 부활에는 정부의 지원사격이 있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정책이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환경 개선이다. 일본 정부는 10개의 국가전략특구를 지정하고 50개를 넘는 규제완화 조치를 단행했다. 2013년 국가전략특별구역법, 2015년 산업경쟁력강화를위한특별조치법, 2018년 생산성향상특별조치법 등 세 차례의 규제개혁 관련 법률을 차례로 통과시켰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통해 부활하는 일본경제' 칼럼에서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가 해외에서 일본 본국으로 환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우리도 기업하기 좋은 사업 환경 조성, 투자 및 고용 확대의 선순환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정책의 지속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베 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일본의 양적완화와 세금인하 등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게 돼, 기업으로서는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정부가 시장을 북돋우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했기 때문에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정책 방향을 확고하게 정해 한 쪽으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혁신 의지도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 투자와 고용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지홍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본기업 성과 개선 지속되나’라는 보고서에서 일본 기업들은 엔저로 인해 수익 개선이 이뤄지자, 이를 기반으로 투자를 확대해 매년 적게는 4%, 많게는 8% 이상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매년 매출액 대비 R&D 규모도 증가세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KITA)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저성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며 “강한 위기의식과 본업의 강점을 중시한 전략을 수립해 차세대 성장모델로 변화시키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동반 노력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 환경을 개선해서 해외로 나가는 기업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기업은 해외가 아닌 국내에 투자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게 핵심”이라며 “정부는 투자환경 조성으로 기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기업은 투자를 통한 혁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그 두 가지가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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