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금강산관광 재개, 연내 어렵다…미국 제재 해제가 관건"(종합)
입력 : 2018-11-19 18:34:27 수정 : 2018-11-19 18:44:4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9일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 "올해 중 재개되기는 어려운 것 같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도 빠른 관광 재개를 희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금강산에서 열린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에 참석했다가, 이날 오후 4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소재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했다. 그는 입경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사회와 미국 제재가 풀리면 (금강산관광 재개가)해결되고, (제재 해제 후)3개월 정도면 관광 재개가 가능하다"며 미국의 제재 완화가 관건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행사는 현대와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가 공동 개최했다. 1998년 11월18일 금강산관광 길을 열었던 '현대금강호' 출항 20년을 기념해 행사를 준비했다. 남측에서는 현 회장과 그룹 임직원, 정관계 인사 등 107명이, 북측에서는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 80여명과 인근 북측 주민 400여명이 참석했다.  
 
첫날 온정각에서 진행된 기념식에서 현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은 자신이 평생 일군 현대의 자산과 역량을 금강산과 북녘에 아낌없이 투자했고, 정몽헌 회장은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삶까지 희생했다"며 "현대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담담하고 당당히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은 답사에서 "20년 전 금강산관광은 조국의 통일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장거였다"며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성스러운 여정에서 언제나 두 손을 굳게 잡고 어깨 걸고 나가자"고 말했다.
 
축사에 이어 금강산관광 20년 역사를 소개하는 축하 영상이 펼쳐졌다. 영상에는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 북측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금강산관광에 얽힌 일화가 다뤄졌다. 이후 온정각에 있는 정 회장 추모비 인근에서는 현 회장과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식수가 진행됐다.
 
18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북한의 리택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하 남북 주요인사들이 정몽헌 회장 추모비 인근에서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그룹
 
현 회장은 방북에 동행한 남측 취재진과 만나 "그간 북측은 변함없는 신뢰와 애정을 보내왔고 대북 제재가 해제된 후에 대한 부분은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해 금강산관광 19주년 때는 막막했는데 올해는 내심 빨리 관광이 재개됐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 TF를 꾸리는 등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 경협에 대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와 아태가 함께 남북공동행사를 진행해 다시 한 번 금강산관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며 "조속히 여건이 조성돼 금강산관광이 정상화되고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은 1998년 시작된 이후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10년간 계속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차 정상회담 이후 9·19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연내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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