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포트헤들랜드 항구 “호주 수출 절반 담당”
입력 : 2018-11-26 14:00:00 수정 : 2018-11-26 14:00:00
[호주 포트헤들랜드=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14일(현지시간) 오후 호주 로이힐 광산에서 철광석을 실은 열차를 떠나보낸 후 곧바로 뉴먼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경비행기를 타고 1시간 반여를 날아 포트헤들랜드에 도착했다. 하늘 위에서 바라본 항구에는 선석에 접안한 벌크선에 끊임없이 철광석 등 원료들이 실리고 있었다.
 
포트헤들랜드 항구는 지난해 5억1900만t의 화물을 수출했는데, 이 가운데 철광석이 99%인 4억7000만t이었다. 지난해 중량 기준 호주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한 이 나라 주요 수출항으로 성장했다. 제조업이 전무하다시피한 호주가 철광석 등 부존자원 수출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호주 포트헤들랜드 항구에 입항한 벌크선이 예인선에 의해 선석으로 접안하고 있다. 사진/채명석 기자
 
로이힐 광산은 이곳 포트헤들랜드 항구에 야적장과 테스트센터, 20만6000DWT(재화중량톤수)급 벌크선(길이 300여m) 두 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800m 길이의 선석 설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철광석을 싣고 로이힐 광산에서 항구 야적장에 도착한 열차는 운송차량 2량을 들어올린 뒤 그대로 회전시켜 하역하는 카 덤퍼(Car Dumper)로 야적장에 철광석을 내려놓았다. 이 장비는 96분 동안 열차가 실어온 1만6999톤을 하역할 수 있다. 이어 스태커(Stacker)라는 장비가 카 덤퍼가 하역한 철광석을 분광과 괴광을 분류했다. 이 장비로 분류된 철광석은 분광 240만톤, 괴광 250만톤 정도가 야적장에 적치되어 있다가 선적된다.
 
야적장에 쌓인 철광석을 컨베이어 벨트에 옮기는 리클레이머(Reclaimer)도 조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 장비는 시간당 처리능력이 1만6720만t에 달했다. 리클레이머는 로이힐 광산의 드릴링처럼 무인설비였는데, 포트헤들랜드로부터 1647여km 떨어진 퍼스에 소재한 로이힐 오퍼레이션 센터에서 직원이 스크린을 보며 괴광 분류와 선적 작업을 직접 조종한다고 한다.
 
포트헤들랜드 항구에는 연구소도 운영되고 있다. 고객과 약속한 품질의 철광석을 공급하기 위한 최종 점검 장소라고 보면 된다. 연구소에서는 운송 과정에서 외부요인의 영향을 받아 6.3mm 이상으로 분류됐던 괴광이 그 이하의 분광으로 부서질 경우가 있어 쪼개진 분광을 다시 한 번 거르거나, 철광석의 품위 등을 한 번 더 점검한다.
 
벌크선이 선석에 접안하면 십로더(Ship Loader)라는 장비가 야적장에 보관했던 철광석을 배에 싣는다. 한 척당 2기가 선적작업을 실시하는데, 포트 헤들랜드 항구는 간만의 차가 최대 7m에 달할 만큼 크다. 따라서 바다 수위가 높을 때는 어느 정도 화물을 선적한 배에 추가로 싣다가, 수위가 낮아지면 빈 배에 싣는다고 한다.
 
선박을 타고 항구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각 기업들이 운용하고 있는 선석마다 선박들이 철광석과 자원을 다. 왠만한 벌크선 운항사들은 이곳에 전부 모인 듯 소속 선사도 다양했다. 로이힐 관계자는 “항구 주변의 광산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이곳을 통해 화물을 실어가는 선박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여분이 지나 도착한 로이힐측 선석에도 두 척의 벌크선이 철광석을 싣기 위해 대기중이었는데, 벌크선 가운데에서도 제법 크기가 큰 선박이었다.
  
호주 포트헤들랜드 항구에 있는 로이힐 선석에서 벌크선이 철광석 선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채명석 기자
 
포트헤들랜드에서 벌크선에 실린 로이힐의 철광석은 한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해 최근에는 유럽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동남아시아지역에도 판매된다고 한다. 이 가운데 포스코는 핵심 고객이다. 배리 피츠제럴드 로이힐 홀딩스 최고 경영자(CEO)는 “포스코는 로이힐 광산에서 올해 생산한 철광석의 약 27.5%인 1400만톤을 가져갈 예정이며, 중국 철강업체도 올해 3국에만 3300만톤을 판매한다”면서 “철광석은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품질·품위의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 저항이 심하다. 특히 중국으로 들어가기가 어려웠는데 올해 판매에 성공했다는 것은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포스코의 자회사인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도 일본 마루베니상사를 통해 구매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폴라리스 쉬핑, 포스코대우 등도 로이힐의 철광석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포트헤들랜드=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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