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중랑, 강남 빌딩숲보다 고유환경 살려야”
1박2일 중랑구 현장방문 마무리…"망우묘지공원 주민 협의 기대"
입력 : 2018-12-14 16:34:04 수정 : 2018-12-14 16:34:0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박2일간 중랑구 현장방문을 진행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 같은 빌딩숲을 기대하기보단 중랑만의 환경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13~14일 류경기 구청장, 박홍근 국회의원 등과 함께 중랑구의 주요 현안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13일 중화동과 면목동에서 주민을 만난 박 시장은 신내동 행복주택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14일 아침 용마산 무장애 숲길 산행을 시작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은 만해 한용운, 아동문학가 방정환, 화가 이중섭 등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50여명이 잠자고 있다. 중랑구는 기존 망우묘지공원에 인문학적 역사성을 더해 서울의 대표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고자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이다. 또 중랑캠핑숲, 웰컴센터, 용마테마공원 등과 연계해 중랑 역사문화생태벨트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박 시장에게 현재 망우묘지공원의 시설이 열악하고 관리가 소흘하다며 서울시에 대대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대형버스가 들어올 수 있도록 현재 51면인 주차장을 지하로 늘려야 한다”, “실제 묘를 가보면 관리가 잘 안돼 잡초도 많고 너무 초라하니 정비가 필요하다”, “인근에 유스호스텔을 지어 수학여행을 올 수 있도록 연계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박 시장은 망우묘지공원의 중요성엔 공감하면서도 무조건적인 주민 의견 수용보단 주민 주도적인 관리계획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여기 잠들어 계신 분 단 한 분만 있어도 기념관을 짓고 관광지가 될 정도인데 아직도 새로 나타나는 분이 있다.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비공식적으로까지 6번이나 이 곳을 방문했다.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 중이니 결론이 나온다면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또 “외국 묘소를 가보면 생각보다 별게 없지만, 우리는 피라미드 같은 경배 대상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정말로 중랑구에서 망우묘지공원을 운영할 준비가 돼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주차장 건립도 고민해보겠다. 중랑에 강남처럼 빌딩숲이 들어서는 것보단 이렇게 중랑이 갖고있는 환경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중랑캠핑숲에서 생태도서관 건립과 관련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2010년 만들어진 중랑캠핑숲은 캠핑장 47면을 갖추고 있지만, 주택가가 인접해 고성방가와 고기 굽는 냄새, 주민 출입제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캠핑장 이용률이 떨어지는만큼 주민들을 위한 생태도서관 조성을 건의했다.
 
마지막으로 망우본동을 찾아 도시재생사업 추진과 관련해 주민들을 만났다. 망우본동은 중랑캠핑숲, 망우청소년수련관 등이 인접했지만, 보도가 좁고 주택이 노후해 인구가 점차 줄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거점공간을 마련하고 20여개의 자조모임을 운영하는 등 도시재생을 준비 중이다.
 
박 시장은 “지난 현장시장실에서 중랑을 못 와 이번 1박2일간 최대한 현장을 다니며 주민을 만났다”며 “많은 현안들이 있지만 주민들의 의지를 느꼈으며, 지역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중랑구 망우묘지공원 앞에서 주민들과 대화하고 잇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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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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