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기업, 밸류체인 양극화 '뚜렷'
셀·모듈은 가격 반등…폴리실리콘은 동결
입력 : 2018-12-17 16:44:20 수정 : 2018-12-17 23:07:31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태양광 밸류체인(먹이사슬)에서 전방과 후방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전지)→모듈→시스템(태양광 발전소)'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산업에서 셀·모듈 업체들은 시황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폴리실리콘과 잉곳·웨이퍼 업체들은 여전히 공급과잉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셀(전지) 가격은 지난달 말부터 반등하고 있다. 11월 넷째주 1와트당 0.099달러를 기록한 셀 가격은 3주 연속 올라 12월 둘째주 0.104달러를 기록했다. 모듈가격도 11월 다섯째주 0.217달러를 기록한 후 2주 연속 올랐다.
 
셀과 모듈 가격 상승은 모두 '단결정' 시장이 이끌었다. 고효율 제품인 단결정 퍼크(PERC·Passivated Emitter and Rear Contact) 셀은 효율이 21% 이상인 제품을 일컫는다. 범용 셀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미국과 독일, 일본 등에서 선호도가 높다. 국내에선 한화큐셀과 신성이엔지가 고효율 단결정 퍼크 셀을 생산한다.
 
올해 중국의 보조금 축소에 따라 태양광 제품가격이 급락하면서 고효율 제품과 저효율 제품간의 가격 차이가 줄어 단결정 고효율 셀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미국 세이프가드로 인한 타격이 예상만큼 크지 않았고, 최근 고효율 단결정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단결정 셀의 공급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대형보다는 중소형 발전소가 늘어나면서 개별 소비자들이 성능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태양광 셀 생산 1위 기업인 한화큐셀도 실적 반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큐셀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큐셀 주식회사는 올 3분기에 최근 처분한 중국 잉곳 공장의 장기미수채권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1억7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은 1790만달러로, 지난해 3분기(1060만달러)나 직전분기(480만달러) 대비 모두 크게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폴리실리콘은 아직 가격 반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해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최근 킬로그램(kg)당 10달러가 무너진 뒤 9.53달러로 3주 연속 동결되고 있다. 강정화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올해 초에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오히려 높은 편이었다"며 "잉곳, 웨이퍼 업체들이 중국 수요를 기대하고 과도하게 폴리실리콘을 쌓아놨다가 생각보다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은 OCI, 한화케미칼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결정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나쁘지 않지지만, 다결정용 폴리실리콘을 주로 생산하는 중국 GCL은 공장 가동률이 50%도 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자와 가까운 발전소와 전지·모듈 사업과 비교할 때 후방 사업들은 가격이 반영되는 데 시차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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