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석의 재계시각)‘9의 역설’ 한국경제 희망을 꿈꾼다
입력 : 2019-01-01 12:09:27 수정 : 2019-01-01 17:03:06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2019년 ‘기해년’이 시작됐다. 2019년 기해년은 어느 쪽에 맞춰 해석하느냐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을 것 같다. 기해년으로만 보면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의 해’로 대박 재물이 저절로 들어온다고 해 결혼과 출산을 장려한다고 한다. 반면 2019년을 놓고 보면 끝자리 ‘아홉(9)’은 신의 수이자 완전한 수인 ‘열(10)’에 가장 가까운 미완의 숫자로, 통상 ‘아홉수’라 불린다. 옛 어른들은 아홉수가 낀 해에는 결혼이나 이사와 같은 중대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긍정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2019년 기해년은 반도체 초호황을 걷어내면 모든 산업이 뒷걸음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현실이 담겨 있는 듯하다.
 
세계 경제도 마찬가지다. 아홉수의 해에는 불안정한 심리가 반영되어 요동쳤다. 영원히 살아남을 것 같던 골리앗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다윗조차도 되지 않았던 자그마한 기업이 일거에 업계를 평정하는 드라마틱한 광경을 연출한 것도 아홉수 해 전후에 주로 볼 수 있었다.
 
그 때를 되돌아보면 한국만큼 아홉수의 해에 찾아온 위기를 슬기롭게 뛰어넘은 국가가 거의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유가폭등에 따른 긴축재정 실시의 여파로 여러 대기업들이 좌초한 1979년, 저달러·저유가·저금리 등 이른바 ‘3저 현상 호황’이 끝나자마자 내수·수출 감소, 인건비 급등으로 불거진 1989년의 위기, 국가부도로 다수의 대기업이 퇴출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의 여진이 계속됐던 199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세계 경제가 주저앉은 2009년까지. 아홉수의 해에는 뼈아픈 희생을 감내해야할 만큼 큰 위기가 찾아왔지만, 한국은 그해마다 저력을 발휘해 극복해왔다. 위기를 뚫고 나가는 선두에는 기업들이었다.
 
재계는 이러한 위기 때마다 국내외 매출 극대화에 집중하면서 비용지출을 최소화하는 보수적인 기조를 취했다. 또한 경영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각 상황에 맞는 시스템 경영을 추구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의 사고 전환을 유도해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책을 모색했다. 덕분에 단기간에 수렁에서 빠져 나와 성장 곡선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27일 인천 영종도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화물기에 수출품들이 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세계경제가 “모두가 고통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지난해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의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교역량 감소와 수요 위축, 성장 둔화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양국이 주고받은 고율의 수입관세 조치로 인해 상당수의 기업들은 이미 큰 부담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국내 기업들은 어떤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할지 관심을 끈다. 4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도 주저앉아 있는 것보다 뛰어다니며 작은 기회라도 만들어냈다. 주요 그룹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기업들에게 바라는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적인 경영목표를 세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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