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감사시간 제정 눈 앞…연착륙 가능할까
졸속 제정 비판 여전…13일 심의위서 표결 예정
입력 : 2019-02-11 18:29:48 수정 : 2019-02-11 18:29:48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외부감사법인에 적용되는 표준감사시간 제정을 앞두고 11일 2차 공청회가 개최됐다.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가 지난 1차 공청회 이후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내용을 공개, 오는 13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회계정보 이해관계자들의 날선 공방이 이어지며 졸속 제정이라는 비판을 피해가지 못한 상황이다. 
 
11일 개최된 표준감사시간 제정을 위한 2차 공청회에서 한공회는 지난 1월 1차 공청회 이후 약 20여일간 수렴한 의견을 반영해 2차 제정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상장사는 규모별로 4~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코넥스와 대형비상장은 올해 80% 적용, 5년에 걸쳐 5%씩 적용율을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중소 비상장사는 1~3년 유예 후 3년에 걸쳐 10%씩 단계적 적용을 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에 대해서는 재무제표감사 표준감사시간의 40%를 가산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사례와 국내 기업의 미국 상장사 내부회계관리제도감사시간 비중, 국내 감사기준과 감사제도가 감사시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40%를 최소수준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한공회측은 내부회계관리제도감사 표준감사시간을 제시하지 않을 시 재무제표감사 표준감사시간의 실효성도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공회는 이날 공청회 내용을 바탕으로 오는 13일 심의위를 열고 최종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종안 확정을 눈 앞에 두고 있음에도 한공회와 재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됐다. 회계품질 강화를 위한 표준감사시간 도입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제정 과정에서 당사자인 기업측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1일 외부감사기업에 적용되는 표준감사시간 제정을 위한 2차 공청회가 한국공인회계사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심수진기자
 
손창봉 LG전자 연결회계팀장은 "기업에서는 표준감사시간에 따른 비용 증가를 제일 우려하고 있는데, 그룹1에 해당되는 LG전자는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감안하면 감사시간이 약 70% 이상 올라가, 감사인이 제출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통보 받았다"며 "LG전자의 사업영역은 국내보다 해외가 더 많은데, 표준감사시간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이를 적용하라고 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현재도 회계인프라에 많이 투자하고 감사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는데 감사시간을 더 올리라고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고병욱 제이티(JT) 상무는 "현재 기업들이 감사계약을 체결할 시기인데, 아직 표준감사시간이 확정되기도 전에 이미 많은 회계법인들이 보수를 올려서 제안하고 있다"며 "표준감사시간의 목적이 회계 투명성을 위한 것이라면 감사시간과 감사보수의 연계성을 끊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대표는 이어 "지난 1차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기업 분류를 6개에서 9개로 나눴지만 그룹3의 경우 1000억원~2조원 미만으로 그룹 범위가 너무 커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업종별 세분화가 필요하며, 표준감사시간에 따라 평균적으로 37~59%가 늘어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수많은 회사가 100%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평균 이상으로 올라가는 회사에 대한 '상한선'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회계법인측에서는 적용율 하향 조정은 감사품질을 낮춘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동근 한영회계법인 품질위험관리본부 실장은 "표준감사시간의 적용율을 낮추고 유예하자는 것은 감사품질을 그 정도만 투입하자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표준감사시간은 '최소한'의 개념이 더 바람직하고, 특히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상장사의 경우는 투자자들에게 검증내용을 제시해야 하는 만큼 이 부분이 더욱 강조된다"고 말했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감사시간이 감사품질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확인이 됐으나 감사보수는 감사의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감사보수와의 연결성은 절단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외감을 도입한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정상적인 회계감사 시장이 안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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