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부실 한번에 털고 간다"
유증 부담 번질 우려도…"미분양분, 할인 판매 체력 길러"
입력 : 2019-02-14 15:53:13 수정 : 2019-02-14 17:23:46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두산건설에 대한 실적 불확실성 우려가 번지고 있다.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해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등 갑작스런 변수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측은 이번에 부실을 털고 가벼운 몸으로 재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추후 유상증자를 준비하는 등 그룹 내 자금 조달 이슈로 부담이 번질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두산건설은 지난 13일 지난해 자기자본 대비 35%에 해당하는 3390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5517억원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521억원 영업적자도 봤다. 손상차손 중 장기대여금 규모가 3226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미청구공사 금액 74억원, 미수금 42억원, 단기대여금 39억원 순이다. 장기대여금에는 착공 지연 현장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 판매하기 위해 미수금 등을 손상차손에 반영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착공이 지연되면서 PF에 보증한 금액들이 채무로 돌아온 것이고,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이라며 “초기 비용이 장부상에 높게 잡히면 분양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반영해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 더 이상 오래 놔두기 힘들기 때문에 이제 털고 가려는 것이다. 이제 두산건설이 할인 판매를 할 수 있을 만큼 내성이 생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이 올해 할인 판매를 예고한 물량에는 지난 2010년 분양한 ‘일산 탄현 위브더제니스’도 포함됐다. 정확하게 현재 몇 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입주 당시 2700세대 중 700여 세대만 입주한 것으로 알려져 남아있는 미분양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지하 5층~지상 최고 59층 8개동 전용면적 기준 59~170㎡로 구성돼 단일단지 기준으로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알려졌다. 모든 건물이 50층 이상으로 지어졌다. 규모가 크다보니 손실도 적지 않은 것이다.
 
당시 미분양이 많았던 이유는 시행사 부도 때문이다. 시행사는 일산의 랜드마크라는 사업성을 내세워 시중은행으로부터 수천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대출받아 유흥, 접대, 사치품 구입은 물론 도박자금으로 활용해 20여명이 구속됐다. 부실한 자금운영이 입주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돼 초기 입주율은 25%에 머물렀다. 시행사 부도 등으로 인해 2009년 10월에야 착공해 우여곡절 끝에 2013년 3월에 완공됐다.
 
두산건설은 줄어든 자본을 메꾸기 위해 4000억원 유상증자를 검토 중이다. 여기에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두산중공업 역시 자본 사정이 넉넉지 못해 그룹 지주까지 증자 참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대주주로서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론적으로 보유 현금자산을 자회사 지분 매수에 사용하는 것은 기업 가치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일산 탄현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진/두산건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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