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부담 가중되나…KCGI-한진 치열한 공방
KCGI 힘 잃으면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난항 겪을 수도
입력 : 2019-02-22 00:00:00 수정 : 2019-02-22 00: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행동주의펀드 KCGI와 한진그룹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주주총회에서의 대결을 앞두고 승기를 잡으려는 것이지만 그 결과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과 KCGI는 서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음 달 열릴 주총에서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고 서로가 원하는 방향으로의 길을 순탄하게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KCGI를 확실하게 제압하지 않으면 KCGI를 포함한 주주행동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반대로 KCGI는 표 대결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다른 주주들을 규합해 한진그룹 경영진이 위협을 느낄 정도의 힘을 보여줘야만 앞으로의 행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양측의 대결 결과는 국민연금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부작용과 부정적 여론을 최소화하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지금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행동의 최전선에 있는 KCGI가 힘을 잃으면 국민연금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국민연금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지향점이 같은 기관투자가가 앞장서고 지원사격을 하는 모양이 돼야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 움직임이 수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진그룹이 지배구조 개선 등이 필요한 대표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면 앞으로의 주주권 행사가 계속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진그룹은 전날 입장 자료를 통해 KCGI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KCGI가 주주제안을 위해서는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상법 규정상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격 자체를 문제 삼아 한진그룹의 변화를 요구하고 지속적으로 제안을 내놓고 있는 KCGI의 동력을 약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하순 KCGI가 공개적으로 신뢰 회복 계획을 제안한 뒤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대응이다.
 
KCGI도 같은 날 자료를 내고 한진그룹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진칼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명부 등사·열람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됐다는 제목의 자료였는데, 실제 내용은 KCGI의 주주 자격에 대한 문제 제기와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그냥 두고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였다. KCGI는 지난달 만해도 지배구조와 경영 개선안을 제안하는 정도였으나 이달 들어서는 한진그룹이 발표한 발전 방안을 '미봉책'이라고 비판하는 등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증권계좌대비 300%, 연 2.6% 토마토스탁론 바로가기


  • 전보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