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하노이선언 불발에 실망…김정은 답방 서두를 일 아냐"
서훈 국정원장, 국회 정보위 출석해 설명…"영변 원자로 작년말부터 가동 중단…재처리 징후 없어"
입력 : 2019-03-05 18:11:42 수정 : 2019-03-05 19:09:19
[뉴스토마토 박주용·최한영 기자] 정보당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해제 문제에 양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이에 대해 북한이 실망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에 대해선 "서두를 일이 아니다"라며 긴 호흡을 갖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국회 정보위 소속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은 이날 북미회담 관련 사항을 국회에 보고했다. 서 원장은 "북미회담과 관련해 미국은 비핵화 프로세스 합의에 주력한 반면 북한은 단계적, 순차적 이행에 주안점을 뒀다"며 "이에 따른 제재 해제 문제에 이견을 보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 대해 성과도 있었지만 합의 불발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북한은 베트남 공식 친선 방문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면서 전통적 우호 관계 복원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내부적으로 당초 회담 결과에 대해 상당한 기대가 있었으나 합의 불발의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핵시설과 관련해선 "북한 영변 5㎿ 원자로는 작년 말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며 현재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서 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도 지난해 5월 폐기행사 이후 갱도가 방치된 상태로 특이동향은 없다"며 "북미협상 과정에서 나온 추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비롯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한미 군사정보당국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고 면밀한 추정 및 감시체계를 계속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 영변 외 핵시설이 위치한 지역으로 거론된 '분강'에 대해선 "행정구역 '분강' 안에 영변 핵시설이 위치한다"고 부인했다. 서 원장은 "분강은 영변이 위치한 행정지구 이름"이라며 "미국과 우리가 가진 정보가 일치하지만 어디에 무슨 시설이 있는지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향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에 대해선 "서둘러 논의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서 원장은 "북한이 합의 불발에 따른 내부 전략 검토 기간이 필요하므로 서둘러서 답방 문제를 논의할 게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여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과정이란 점에 뜻을 모으고, 더 큰 합의를 위한 적극적 역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한반도평화 관련 위원회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는 물론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정부는 북미 간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은 "북미의 입장 차를 좁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제안, 추진할 것"이라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속에서 남북, 북미 관계가 선순환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과 조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 도출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쟁점을 좁혔다는 데 의미를 뒀다. 강 장관은 "하노이에서 비록 미북이 합의도출에 이르지 못했지만 오랜 시간 심도 있는 협의를 하면서 이해를 넓히고, 쟁점을 좁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회담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대화 의지를 밝힌 만큼 더 큰 합의로 가는 의미있는 한 걸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한다"고 평했다.
 
조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한반도경제통일교류특위 주최로 열린 '하노이 북미회담과 남북관계 발전 전망' 세미나에서 북미 양자 간에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에 의견접근을 이룬 것을 성과로 봤다. 대북제재 해제 혹은 완화 문제를 두고는 "과거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제재해제나 완화는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었다"며 "북한이 취하는 비핵화 조치에 따라 미국이 제재 완화와 해제를 단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도 2차 정상회담과 이전 실무회담 과정에서 얻어진 성과"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번 하노이 회담에 대해 종전선언을 바탕으로 북미 간 평화협상 프로세스와 남북 경제협력과 국제사회 내 경제기구 등을 통한 북한 경제발전 지원 논의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를 토대로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상호 신뢰증진과 동질성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사업 진행과 대북제재 해제 시 해나갈 수 있는 사업 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관심을 끌고 있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도 향후 재개에 대비해 해나갈 작업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조 장관은 특히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현장방문 문제에 대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공장 가동이 점검·유지하는 것은 대북제재 틀 내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이디어를 갖고 미국과 협의해서 풀어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최한영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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