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곤의 분석과 전망)반등과 재하락의 복기
입력 : 2019-03-18 06:00:00 수정 : 2019-03-18 06:00:00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많이 빠졌다. 지난해 말에 많이 하락했다가 연초에 상당 부분 반등했지만 다시 내려간 것이다. 최저치, 데드크로스 재발 등의 단어가 나타나고 있다.
 
아마 이제 부터는 ‘다소 간 반등-다시 하락’의 흐름이 반복될 것이다. 그게 현실이다. 80%대 지지율의 회복 같은 건 없다.
 
그렇다면 최근 반등과 재하락의 흐름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난 연말, 지지율 급락과 첫 ‘데드크로스’를 만난 청와대의 위기감은 컸다. ‘북한과 적폐청산만 신경쓰는 것처럼 보인다’는 과한 비난에도 반응했다. 대통령은 연일 경제와 민생 행보를 펼쳤고 메시지도 그 쪽으로 집중됐다. ‘예타 면제’ 등 구체적 정책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그런 문제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게 보였다.
 
올 1월 초에 임명된 노영민 비서실장은 자신부터 철저히 몸을 낮추면서 청와대 내에 SNS 금지령을 내렸다. 잡음의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고 소폭이나마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3월 들어선 다시 하락세가 시작됐다. 물론 이 하락세에는 ‘하노이 노딜’ 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이 ‘하노이 노딜’의 영향력을 키운 게 바로 청와대다. 기대는 컸고, 세컨 옵션은 없었으니 타격이 클 수밖에. 청와대 NSC개편과 인사, 대북 경제협력, 3·1절 기념사, 개각 등 여러 가지의 초점을 너무 과하게 하노이 북미협상에 맞춰놓다가 엉크러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노딜’ 이후에도 변화의 조짐이나 재점검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더 문제다. 전략의 전반적 수정은 아니더라도 좀 더 신중해질 필요는 있는데 그런 느낌을 못 주고 있다. 또한 유관순 열사 단 한사람의 서훈을 올린 것이나 ‘빨갱이’ 발언이 인상 깊었던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도 그닥 긍정적이진 않았다.
 
그리고 청와대 인사들 중 일부는 은근슬쩍 SNS까지 재개했다.
 
이 안 좋은 흐름을 뒤집어 보면 자유한국당의 좋은 흐름이 보인다.
 
잡음은 많았지만 전당대회가 끝나고 절차와 정당성을 갖춘 지도부가 들어섰다. 2016년 총선 공천 파동 이후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물러난 이래 이정현-인명진(비대위원장)-홍준표-김병준(비대위원장) 등이 지나갔지만 다 비상 상황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정상화’된 것이다.
 
한국당이 선제적으로 여권과 강하게 충돌하는 것도, 이런 상황의 반영이다. 강한 충돌은 쌍방의 힘이 그래도 대등해야 못해도 6대4 정도는 돼야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탄핵 이후 얼마전까지 한국당은 여당과 정면 충돌할 정도의 에너지도 못 갖추고 있었다. 지지율이 50대 중반대 10대 초반 식으로 벌어지면 싸움도 성립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숫자는?
 
이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2주간 7번의 인사청문회가 실시된다. 이 인사청문회를 보고 “아니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있냐”는 여론이 들끓어 여권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도저히 안 되니 철회하라” vs “이 정도 흠결은 결정적인 게 아니다”의 충돌이 반복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뇌관은 벌써 보인다. 김연철, 박영선, 최정호 등
 
이 청문회 정국이 끝나고 나면 내달 3일 PK지역 두 곳에서 진행되는 재보궐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어쩔 수 없다. 내리는 비는 맞고 가는 거다. 문제는 비 그친 후 젖은 머리와 몸을 닦고 새 옷으로 갈아입을 계획과 마음의 준비를 얼마나 잘 하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5월 원내대표 경선이 중요한 이유다. 반등을 해야 다시 하락해도 버틸 수 있는 거다. 열심히 하다보면 나경원 원내대표의 “반민특위로 국민 분열” 발언처럼 상대가 가끔 도와주기도 할거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taegonyo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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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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