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궁지 몰린 대형마트, 가격경쟁 재격돌
이마트, 블랙이오 대박 할인…롯데마트, 통큰치킨 9년 만에 부활
입력 : 2019-03-31 08:00:00 수정 : 2019-03-31 08: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형마트 업계가 한동안 자제하던 가격경쟁에 재차 돌입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가피하게 매출경쟁에 다시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은 큰 폭 줄었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유통업체 26개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4% 감소했다. 이 중 오프라인 유통업체 13개사의 매출은 7.1% 줄어 온라인 유통업체 13개사가 12.0% 증가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는 지난해보다 이른 올해 설 명절의 영향으로 선물세트 수요가 1월에 집중된 영향이 컸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에서는 편의점을 제외한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모두 감소한 가운데 대형마트는 13.7%로 가장 감소 폭이 컸다.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는 명절 기간의 차이와 따뜻한 날씨의 영향으로 겨울 상품 판매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의 매출은 2016년 1.4%, 2017년 0.1%, 2018년 2.3% 등으로 각각 전년보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에 대형마트는 초저가, 할인 전략을 꺼내 들었다. 이마트는 지난 28일부터 시작해 오는 5월1일까지 5주 동안 '블랙이오' 행사를 진행한다. '블랙이오'는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이 한국의 대표 쇼핑 문화로 발전시킨다는 의미에 '이마트에 오면 대박'이란 문구의 앞글자를 합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창립 25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선보인다.
 
바캉스, 명절, 가정의 달 등 특수가 거의 없는 4월이 월별 매출 구성비에서 가장 낮은 비수기인 점도 이번 행사를 마련한 계기가 됐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를 위해 해당 바이어가 최대 6개월 전부터 협력사와 함께 사전 기획해 상반기 최대 규모 수준인 총 1000여개 품목, 15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준비했다. 이번 행사 기간 품목별로 최대 50%가 넘는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한다. 
 
롯데마트 점포에서 모델들이 '통큰치킨' 품목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창립 21주년을 기념해 다음 달 17일까지 21일간 '극한도전'이란 초대형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가격에 초점을 둔 '극한가격'과 우수한 품질에 중점을 둔 '극한품질', 다양한 혜택을 위한 '극한혜택' 등 3가지 콘셉트로 선보인다. 특히 총 1600여개 품목을 할인가 또는 초특가로 판매하는 등 전사적 역량을 투입한 1년 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다.
 
롯데마트는 우선 이번 행사의 상징이 될 품목으로 9년 만에 '통큰치킨'을 판매한다. '통큰치킨'의 가격은 7900원이며, 엘포인트 회원은 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다만 1인당 1통만 판매하며,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다음 달 3일까지 일주일 동안만 판매한다. '통큰치킨'은 지난 2010년 처음 출시될 당시 파격적인 가격으로 화제를 모았다.
 
홈플러스는 창립 22주년으로 진행한 '쇼핑하라 2019' 특별전을 다음 달 17일까지 연장한다.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연 이 행사는 평소보다 12% 이상 많은 2200만여명의 고객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최근 식품 가격 인상 등으로 할인행사에 고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행사 연장을 결정했다. 연장된 행사 기간 마이홈플러스 회원을 대상으로 주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위생용품, 가정용품, 잡화 등 핵심 생필품 700여종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온라인 쇼핑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업계가 가격 중심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그동안 단독 상품, 기획 상품을 주로 선보였다면 최근의 행사는 가격 경쟁의 하나로 초저가 상품을 주력으로 마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대형 행사는 경쟁심화 속에서 불가피한 수단이기도 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립기념일 등 한 업체에서 대형 행사를 개최하면 다른 업체도 상호 대응하는 차원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라며 "이는 다른 업체로의 이동을 막아 고객 수를 유지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쇼핑하라 2019' 특별전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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