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현황과 전망은?
제2회 분산경제포럼 토론회서 각국 CBDC 현황 점검
입력 : 2019-04-05 18:14:05 수정 : 2019-04-05 18:14:05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시대가 올까. 암호화폐는 법정화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현재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머지않아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상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Deconomy 2019)에서도 이같은 경향을 점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영향과 현황’이란 주제로 스탠리 용 IBM 블록체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해 프란시스코 리바데네이라 캐나다 중앙은행 수석연구원, 안토니 루이스 R3 리서치 디렉터, 지나 피터스 시카고대학교 교수가 참여했다.
 
제2회 분산경제포럼이 4일과 5일 양일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사진/뉴시스
 
먼저 피터스 교수는 CBDC 현황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도입을 고려하는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며 “스위스의 경우 현금 결제를 줄이는 방향에서, 케냐는 금융 소외 계층을 포용하기 위해 디지털 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바데네이라 수석연구원도 “CBDC는 플러스·마이너스 금리가 모두 가능하고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개입하기 용이하다”며 “어떤 목적으로 CBDC를 도입하는지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사례를 들며 △정책 이행의 효율성 △결제시장 경쟁력 제고 △금융기관 참여 독려 △범죄행위 방지 등 CBDC가 가진 특징을 설명했다.
 
용 CTO는 CBDC가 무엇보다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유용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튀니지, 우루과이 등의 개도국들은 화폐 제조·유통 비용을 줄이고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용 CTO는 “개도국은 신용카드 등의 제도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고 금융시스템에서 소외된 지역이 많다”며 “CBDC와 같은 온라인 인프라는 안정적인 결제능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법정화폐로서 CBDC 도입은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제 영역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루이스 디렉터는 “중앙은행은 통화 흐름을 촉진할 수 있는 권한과 힘을 가지고 있다”며 “CBDC 설계와 운용이 민간은행에 미치는 영향이나 사회 복지의 측면, 프라이버시 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터스 교수는 “에콰도르의 경우 CBDC가 발행됐지만 사용되지 않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실제 효용성을 가질 지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1월 ‘중앙은행 CBDC’ 보고서를 내고 한국이 가까운 장래에 CBDC를 도입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은 전자결제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금융 접근성이 높아 CBDC 도입 필요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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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