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금 투자, 자산 지키는 버팀목"
배흥수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장 "투명한 금 투자 환경 조선 최선"
KRX금시장, 편의성·세제 혜택·저비용 등 갖춘 국내 유일 국가 공인 시장
국제 시세와 거의 일치된 가격·1g 단위 거래로 만원대 소액투자도 가능
입력 : 2019-04-11 00:00:00 수정 : 2019-04-11 00: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주식과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자산을 불리기 위해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은 다양하다. 금융 상품을 만드는 기법이 발전하면서 실물이 아닌 권리도 투자처가 되는 등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대상은 사실상 한계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Gold, 金)은 이런 가운데서도 가장 오랜 시간, 가장 꾸준하게 사랑받는 자산이다. 경제가 활기를 띠고 기업의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상황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리지만 수익의 안정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늘 관심의 대상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금의 가치는 빛을 낸다. 세계 경기가 확장 후반부에 들어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기가 꺾이는 시점에 금은 달러와 채권 등 다른 안전자산과 비교해도 더 나은 수익을 냈다.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 지속과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등으로 달러와 미 국채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란 점을 고려하면 금은 여느 때보다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는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그중에서도 편의성과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KRX금시장을 운영하는 배흥수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일반상품시장부장을 만나 금 투자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배흥수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일반상품시장부장. 사진/한국거래소
 
KRX금시장이 포함된 일반상품시장은 주식시장에 비해 다소 생소하다. 먼저 일반상품시장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개설 취지와 특성 등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거래소가 개설·운영하고 있는 일반상품시장은 석유와 금, 배출권을 거래하는 정부의 정책 시장으로서 공익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다시 말하자면 일반상품 유통의 경쟁 촉진과 탈세 방지, 시장 선진화를 위해 정부가 일반상품을 표준화하고 장내로 끌어들인 곳이라고 할 수 있다.
 
KRX석유시장은 석유제품 시장의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2012년 3월 개설했고 KRX금시장은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금 유통 양성화 목적으로 2014년 3월 만들었다. 배출권 거래시장은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효율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고 감축기술 개발 유인을 확대하기 위해 배출권거래법에 의해 2015년 1월 개설됐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을 거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KRX금시장은 다른 시장 또는 방법과 비교해 어떤 특성이 있는지 설명 바란다.
 
국내에서 금 투자는 크게 KRX금시장, 금은방 등 장외시장, 시중은행 골드뱅킹, 금 펀드,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할 수 있다.
 
KRX금시장은 다른 방식에 비해 가장 국제 시세에 근접한 가격으로 저렴하고 투명한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RX금시장의 최근 3년간 국제 금 가격 대비 시세는 100~100.35% 수준으로 국제 금 시세 등락 폭과 추세가 거의 일치한다.
 
국가가 공인한 유일한 금 현물시장으로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하는 순도 99.99%의 금만 거래되기 때문에 품질과 신뢰성도 높다. 매수한 금은 한국예탁결제원 금고에 안전하게 보관되고 원한다면 실물 인출도 가능하다. 1g 단위로 거래돼 몇만원의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KRX금시장에서의 매매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지와 개인이 거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 바란다.
 
KRX금시장 참여자는 개인투자자와 실물사업자, 기관으로 구분할 수 있다. 주로 실물사업자는 수입금이나 국내 생산 금을 공급·매도하고 영세 금세공업자와 개인은 매수 주체가 돼 금시장의 수급 균형이 이뤄진다.
 
개인이 KRX금시장에서 투자하는 방법은 일반 주식투자와 동일하다. 현재 KRX금시장에 참여 중인 10개 증권사 가운데 한 곳에서 일반상품계좌를 개설한 뒤 창구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원하는 방법으로 매매하면 된다.
 
일반투자자 입장에서 KRX금시장이 어떤 이점이 있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KRX금시장의 강점은 크게 3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편의성이다. 보통은 금을 구매하려면 금은방에 가거나 은행을 방문하는 등 오프라인으로 거래해야 하는데, 앞서 얘기한 것처럼 KRX금시장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컴퓨터에 설치된 HTS나 스마트폰 MTS를 이용해서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금을 사고팔 수 있다.
 
두번째는 투자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은행의 골드뱅킹과 금 ETF의 수수료는 각각 1~5%, 0.5~1% 정도인데 KRX금시장에서는 0.3%만 수수료로 내면되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가장 작다. 뿐만 아니라 매수자와 매도자가 경쟁시장에서 직접 거래하리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높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세금혜택이다. KRX금시장을 통해 매매하면 양도소득세나 배당·이자소득세가 없고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골드뱅킹이나 금 ETF, 금 펀드 등은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한다.
 
실물사업자 입장에서는 어떤 이점이 있나.
 
KRX금시장에 금을 공급하는 실물사업자는 기존 공급처 외에 다양한 판로를 개척할 수 있고 장외시장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RX금시장에 공급되는 수입금은 관세 3%가 면제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법인세 감면 등의 세금 혜택도 주어진다. 증거금 100%에 당일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거래  안전성도 확보된다.
 
정창희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왼쪽)이 KRX금시장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진선규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KRX금시장이 금 투자에 있어 여러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개설 후 5년간 양적·질적 성장도 이뤄졌다. 하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억원을 밑도는 등 아직은 활성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KRX금시장은 회원사의 참여가 강제되는 시장이 아니다 보니 시장 참여가 법으로 강제된 중국 등 외국과 달리 규모 확장에 한계가 있다. 금의 특성상 여전히 장외거래 방식에 대한 선호가 크다는 것도 한가지 요인이다.
 
정부의 세제혜택 정책이 변경되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한계와 KRX금시장을 견제하려는 일부 과점공급자의 제한적 공급, 노출을 꺼리는 자산가의 KRX금시장 진입 회피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금 거래소' 등 사설 금 유통회사의 '거래소' 상호 선점으로 투자자의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도 KRX금시장 성장의 장애 요인이다.
 
주식거래보다 위험이 적지만 그만큼 기대수익도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금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일반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는 금과 달러가 있다. 금은 수천년간 가치가 유지되지만 보유기간에 따른 이자 등은 받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원할 때 찾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금 투자는 분산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맞다. 여유자금의 일정 부분을 금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투자자의 자산을 일정 부분 지켜줄 수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KRX금시장 활성화를 위한 계획과 앞으로의 목표 등에 관해 말씀 부탁드린다.
 
KRX금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강화와 증권사·은행의 금 연계 상품개발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시장 마케팅은 KRX금시장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진선규씨가 등장하는 TV광고를 다음달부터 할 예정이고 증권사, 은행과 공동 이벤트도 진행해 개인투자자에게 KRX금시장을 널리 알리려 하고 있다.
 
은행 신탁상품과 ETF 상품 출시 지원으로 KRX금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접근성도 향상시킬 계획이다. KRX금시장이 음성화된 국내 금시장의 양성화를 통해 많은 투자자가 더욱 투명하고 저렴한 가격에 금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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