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추모 1만 시민, 촛불 들고 광장에 서다
광화문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 행사…보수단체 맞불집회 열었지만 물리적 충돌 없어
입력 : 2019-04-14 14:45:36 수정 : 2019-04-14 16:22:5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시민 1만여명이 촛불을 들고 모여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13일 오후부터 시작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본행사는 오후 7시쯤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시 낭독과 뮤지컬 공연을 시작으로 토크콘서트와 4·16 합창단과 가수들의 공연, 점등 퍼포먼스가 펼쳐 졌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문화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화제에 참석한 장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도구로 한 정치적 공격을 비판하고 책임자들에 대한 엄정 처벌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 유가족들을 저들은 시체팔이라고 손가락질하고 모욕했다"면서 "1700만 촛불혁명의 성지인 이곳 광화문에서 가히 저 무뢰배 같은 인간들이 우리 유가족을 빨갱이라고 욕하며 욕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빨갱이라서 우리 자식들을 죽인 겁니까. 당신들이 우리 자식들 죽을 때 같이 봤잖습니까"라고 물었다.
 
장 위원장은 "당신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은 국민을 죽여서 권력을 유지하는 독재국가입니까"라면서 "이 모든 현재는 5년 전 우리 304분의 국민을 살해한 자들이 처벌받지 않고 있기 대문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시민여러분들이 모여주실 줄 알았다. 그래서 저 혐오세력들이 우리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막아줄 줄 알았다"면서 "우리는 5년 전의 참사를 보며 '4월 16일 이후는 그 전과 달라야 한다'고 다짐했다"며 "조금씩 바꿔왔지만 너무 더디다. 필요하면 다시 촛불을 들고 이 광장에 다시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어쩌면 이곳에 함께 와 있을지 모를 별이 된 우리 아이들 일이기 때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본 행사 전 오후 4시쯤에는 시민 500여명이 모여 노란색 우산을 펼쳐 들고 세월호 참사 상징인 노란색 리본을 만드는 플래시몹을 벌였다. 시민들은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촛불개혁 실현하라', '개혁역행 저지' 등 구호를 외치면서 인사동과 종각 일대를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보수단체들이 맞불집회를 열고 시민들의 행진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개중에는 추모 시민들을 '빨갱이'라고 욕하고 세월호 참사 상징인 노란 리본에 '문재인 퇴진'이라고 적은 조형물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주말동안 서울시가 마련한 '추모의 벽' 앞에서 고인들을 회상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세월호 사망자 유족 뜻에 따라 지난달 18일 철거된 '세월호 천막' 자리에 24평 규모의 '기억, 안전 전시공간'을 만들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적어 추모하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 광화문 광장 확장 사업을 앞두고 일단 이 공간을 올해 연말까지 운영한다. 
 
세월호 참사 5주기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4·16연대는 5주기 당일인 오는 16일까지 릴레이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14일부터 21일까지 8일 동안 '국민안전 주간'을 진행 중이다.  16일에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민 안전을 다짐하는 정부 차원의 결의대회가 열린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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