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 매각…재계 60위권 밖으로 추락(종합)
입력 : 2019-04-15 13:34:15 수정 : 2019-04-15 13:37:21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금호아시아나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확정했다. 그룹 전체 자산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금호아시아나는 재계 서열이 25위권에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나 중견기업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서울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사옥에서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1시간동안 열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지분 33.47%를 쥐고 있는 금호산업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5일 금호산업 이사회가 열린 서울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며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키로 했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도 이날 금호아시아나의 수정 자구계획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의 면담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한정 사태 직후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막지는 못했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계획안이 거듭 퇴짜를 당하면서 시장과 재계에선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유일한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을 떼어내면 금호그룹의 재계 순위와 입지도 추락한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별도기준 매출액은 9조7329억원이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이 기록한 별도기준 매출액은 6조2012억원으로 63.7%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이 기록한 매출액은 각각 1조3767억원, 4232억원이었다. 
 
자산 규모도 축소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은 6조9250억원으로 그룹 총자산 11조4894억원의 60%를 차지했다. 그룹이 3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재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산 규모는 4조원대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재계 60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 당시 그룹 자산 규모 26조원으로 재계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본격화할 경우 SK, 한화, 애경그룹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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