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급락장 여파…거래소 실적 직격탄
주요 거래소 적자전환 '빨간불'…시장 양극화 심화 우려도
입력 : 2019-04-15 16:28:29 수정 : 2019-04-15 16:37:38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지난해 암호화폐 급락장의 여파로 주요 거래소들의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빗썸과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빅4' 암호화폐 거래소도 모두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암호화폐 시세가 떨어지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거래소들은 적자전환했고, 거래소 시장의 양극화도 한층 심화되는 모습이다.
 
빗썸과 업비트는 지난해 암호화폐 하락장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처럼 보인다.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은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917억원, 영업이익 25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해 3.4% 줄었다.
 
업비트는 4대 거래소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2배 이상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업비트의 지난해 매출은 4707억원으로 전년(2114억원)보다 122% 늘었고, 영업이익은 2875억원으로 같은 기간(1348억원) 대비 113%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 1433억원 흑자를 보였다.
 
 
하지만 세부 실적지표를 보면 '빅2' 거래소들도 암호화폐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빗썸은 지난해 2054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5349억원에서 적자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체 보유한 암호화폐 평가손실과 처분소실액 3482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비트 역시 지난해 1분기 호황 당시 실적을 제외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영업 흑자에도 불구, 자산 규모는 2017년 1조2530억원에서 지난해 6364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빗과 코인원은 모두 영업손실을 보이며 더욱 고전한 모습이다. 코빗은 지난해 매출 268억원으로 2017년보다 64% 감소했고, 같은 기간 610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암호화폐 처분소실액 등을 더하면 당기순손실 458억원을 나타냈다. 코인원도 지난해 하반기 영업손실 45억원, 당기순손실 5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공시한 전기(2017년 7월~2018년 6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24억원, 258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호황기였던 지난해 1분기 이후부터 연말까지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며 "수수료 매출은 줄고,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가치는 계속 떨어지면서 거래소들은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거래소들도 내실을 다지며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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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