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판 장경각,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입지부터 시스템까지 완비
남관 2017년 개관…북·서관 운영 노하우 더해
입력 : 2019-04-18 17:33:11 수정 : 2019-04-18 17:33:11
[춘천=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네이버 이용자가 만든 데이터를 후대에 남겨야겠다는 사명을 담은 장소입니다.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 '장경각' 정신을 계승해 내·외부 인테리어에도 그 정신을 담았습니다."
 
강원도 춘천시 동면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시 관광 장소로 유명한 소양강 처녀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봉산 인근에 있는 이곳은 1초에 7400여개 발생하는 네이버 검색을 비롯한 네이버 서비스 전반의 데이터가 보관된 장소다. 지난 2013년 처음 문을 연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을 18일 방문했다.
 
강원도 춘천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사진/네이버
 
각은 데이터센터 직원들이 근무하는 본관을 중심으로 데이터 저장 서버가 있는 북·서·남관으로 구성됐다. 북·서관은 센터 설립 당시 문을 열었고 남관은 지난 2017년 개관했다. 데이터센터는 3000만 네이버 이용자의 데이터가 보관되는 장소인 만큼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다. 본관에 들어가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에 보안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 촬영도 허락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를 떠날 때도 스티커를 뜯은 흔적 등을 확인한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남관은 북관과 서관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집약했다. 처음 문을 연 북관의 경우 바닥을 통해 차가운 공기를 끌어와 서버실을 식혔다. 그러나 찬 공기가 아래에 깔리는 탓에 찬 공기가 서버실을 꽉 채워야만 내부를 식힐 수 있는 비효율이 발생했다. 이러한 개선점을 발견한 직원들은 남관을 지으며 차가운 바람을 천장에서 끌어올 수 있게 설계했다. 바람이 지나가며 발생할 자그마한 공기 저항열까지 잡기 위해 '쿨링 시스템' 배치에 신경썼다. 물을 뿌려 더운 공기를 시원하게 만드는 냉각 시스템 '멤브레인'도 새로 적용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자리한 춘천이 워낙 시원한 데다 자동 냉각 시스템을 활용한 덕에 수동 냉각기로 서버룸을 식히는 시간을 다합쳐도 1년에 30일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자동제어 시스템 외에도 데이터센터 내부 온도를 18℃로 유지하기 위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갈 경우 통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설계됐다.
 
강원도 춘천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남관의 서버룸 냉각장치.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서버를 식히고 나온 폐열까지 센터 운영에 활용 중이다. 본관에서 남관으로 내려가는 도로 바닥에는 겨울철 빙판길을 예방하기 위한 일종의 '보일러선'이 흐른다. 서버실 폐열을 활용해 도로 아래 부동액을 흐르게 만들어 겨울철 차량 미끄럼을 막는다.
 
네이버 관계자는 "춘천은 공기질도 수도권보다 깨끗하고 연중 온도도 1~2℃ 낮아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최적의 입지"라며 "진도 6.5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춘천=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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