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지리산국립공원 안에서 구상나무가 가장 잘 자라고 있는 '세석평전'의 생육환경을 분석해 구상나무 자생지 복원 실마리를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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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지리산 세석평전 일대 구상나무 숲 모습. 사진/환경부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09년 7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국립공원 내의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세석평전의 구상나무 숲이 지리산 내의 다른 곳에 비해 어린나무가 활발하게 자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구상나무는 소나무과 전나무속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으로 외국에서는 한국전나무(Korean Fir)로 불린다. 주로 해발 1500m 이상 고지대에서만 자생하는 상록수로 수형이 곧고 아름다워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애용하고 있다.
세석평전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남서쪽으로 4㎞ 떨어진 곳에 있는 해발고도 약 1500~1600m에 있는 오목한 산악지역으로, 세석평전 일대에는 직경 5㎝ 이하의 어린나무 개체수가 1핵타르(ha) 당 평균 1000여 그루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석평전에서 서쪽으로 11.6㎞ 떨어진 반야봉은 250여 그루, 서쪽으로 0.7㎞ 떨어진 영신봉은 160여 그루, 북동쪽으로 2.2㎞ 떨어진 장터목은 210여 그루, 북동쪽으로 2.8㎞ 떨어진 제석봉은 70여 그루 등으로 조사됐다. 세석평전의 1ha 당 구상나무 어린나무 개체수가 제석봉에 비해 14배나 많은 셈이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향후 구상나무 숲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기온 및 토양환경·바람세기·서식 동식물 등과 같은 구상나무 주변 생육환경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지리산 벽소령 일대 어린 구상나무 모습 사진/환경부
지리산 전체의 구상나무 서식지는 4180ha로 축구장 6000개 면적에 달하지만, 최근 반야봉·영신봉·천왕봉을 중심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고 고사목은 1ha 당 50여 그루에 이른다.
국립공원공단은 2017년부터 구상나무 고사목의 나이테를 분석해 오랜 기간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압박(스트레스)이 누적되어 구상나무가 고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상나무 고사목 115그루를 분석한 결과, 65% 이상이 2010년 이후부터 고사하기 시작했으며 약 70여 년간 생육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왔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생육스트레스의 원인은 구상나무 숲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것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봄철 가뭄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장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앞으로 구상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을 찾기 위해 세석평전·제석봉 등 지리산 일대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각종 정보를 비교하는 조사·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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