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 "노화도 질병, 인간 시계 지연시키는 게 회사 목표"
바이오3D프린터 '인비보' 외 재생 의료 기술 풍부
"고령화 따른 맞춤형 의료 필요…토털 의료시술 플랫폼 구축할 것"
입력 : 2019-05-15 06:00:00 수정 : 2019-05-15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의료기술 발달에 따른 고령화 현상에 의료비와 사회보험 지출 등의 재정부담은 전세계 모든 국가의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연평균 진료비 지출은 1인당 357만원으로 65세 이하 평균의 83만원의 4.3배 수준이다. 이같은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의료비 증가라는 과제 속 노화를 '질병'으로 규정하고 인간 시계를 지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사가 있다. 바이오3D프린터 사업으로 이름을 알린 뒤 종합 의료시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를 통해 향후 계획과 목표 등을 들어봤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 사진/로킷헬스케어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0121월 설립돼 3D프린터 및 3D바이오프린터의 제조 및 판매업과 이를 활용한 인체 장기 재생 연구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대우자동차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을 거치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함께 셀트리온의 초석을 다졌던 유석환 대표가 이끄는 로킷헬스케어는 지난 2016년 차세대 바이오3D프린터 '인비보' 개발에 성공, 사용 가능한 재료가 한정적인 기존 바이오프린터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어 인비보를 미국과 캐나다 독일 등 전세계 10개 이상의 국가에 수출하며 국내 대표 바이오3D프린터 기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유석환 대표는 회사의 목표를 바이오프린터 분야 선두주자가 아닌 전체 재생의료 시장을 공략할 '토털 의료시술 플랫폼'이라고 답했다.
 
로킷헬스케어의 사업과 간략한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지난해까지는 바이오3D프린터를 만드는 회사였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로 장기프린팅을 하는 회사가 돼보려 한다. 일반적인 바이오사업들이 식품의약품 안전처나 약사법을 따르는 것과 달리 자가 세포로 활용해 승인된 재료를 가지고 최소한의 조작을 통해 수술실에서 이뤄지는 의료시술 분야에 접목시키려는 것이 차이점이다. 대량으로 의약품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3D프린터를 제조해 납품하는 것만이 아니라 의료시설에서 의료인의 도구로 활용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대우자동차 시절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과의 인연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거쳐 로킷헬스케어 설립까지의 이력이 눈에 띈다. 창립 배경과 바이오프린터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막바지에 담당했던 글로벌 임상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 실질적으로 2013년 말 업무를 정리하고 한동안 회복의 시간을 가진 뒤 한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국제경영을 가르쳤다. 당시 다소 충격적이었던 것은 학생들이 점수를 지나치게 신경쓰고, 취업률도 낮다는 점이었다. 대량 생산을 기반으로 한 중공업과 전자, 자동차 등 내 시대의 산업에 종말이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업구조의 개편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뒤 고민해보니 커스터마이징에 도움이 되는 분야가 적격이라고 판단됐다. 3D프린터는 소량이지만 개인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2013~2014년 직원 열명으로 시작했다. 당시 생소했던 3D프린터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낮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직 시절 3D프린터에 대한 가치를 언급하며 언론을 비롯한 안팎의 관심이 높아졌다. 기회로 삼아 어느 부분에 3D프린터를 활용해야 재차 고민하던 중 역시 개인화가 가장 필요한건 사람의 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모두 제각각이니까. 처음엔 엉성했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 더 다듬으면 세계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더라. 한발씩 나아가다 보니 초기 단계인 피부와 연골을 비롯해 헤어 등으로 발전하게 됐다.
 
 
로킷헬스케어 직원들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3D프린터 '인비보'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정기종 기자
 
향후 바이오3D프린터 사업 외에 중점을 두는 분야가 있는지
 
현재 회사가 바이오3D프린터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회사의 전체 재생의료 기술의 10%도 되지 않는 부분이다. 바이오프린터를 이용한 피부와 연골재생의료뿐만 아니라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한 헤어, '셀쉬트'라는 기술을 활용해 심근경색 우려가 있는 이들의 심장세포 근육을 정상적인 세포로 대체하는 하트패치, 망막재생 등이 앞으로 펼쳐나가고자 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계획일 뿐만 아니라 이미 진행은 된 상태다. 피부재생의료의 경우 지난해 11월 세계 성형학회서 사례 발표를 시작으로 지난 3월부터 글로벌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연골재생 역시 지난 3월 미국 정형학회 재생 사례를 발표 한 이후 이집트나 멕시코 등 관심을 보인 국가들에서의 임상이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자기세포를 활용한 오가노이드 모발 기술의 경우 세포치료에 엄격한 국내에선 허가 임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럽 일부국가와 터키 등에선 의사 재량인 만큼 해당 국가에서의 임상을 오는 8~9월 시작한다. 현재의 모발이식이 옮겨 심는 데 그쳤다면, 열 가닥을 만 가닥으로 키워서 이식하는 식이다. 관련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 적어 시장성도 풍부한 편이다. 망막재생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지만 연내 동물시험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재생의료 영역도 중요하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장기재생을 위한 의료 플랫폼 개발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적 관리가 과제로 떠오른 노화는 자연적이고 각자의 영역이다. 치료 기술뿐만 아니라 유전자 진단을 통한 사전 관리와 보험 상품까지 아우르는 토털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노화의 증상 중 일부라도 질병을 고치는 것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관리가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까지 회사를 운영하며 가장 큰 성과도 바이오프린터의 성공으로 보는 시선이 많지만 실제로는 앞서 언급한 장기재생 솔루션의 상업화를 세계 최초로 진행 중이라고 꼽고 싶다. 자체적으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관련 사업들이 가시화되면 의료와 관련된 유통마진을 파괴할 수 있어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이나 국가적 의료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3D바이오프린터 기업으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토털 의료시술 플랫폼을 지향하는 이유는
 
글로벌 비즈니스 임무를 수행하면서 의약품을 개발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1조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빈번하게 수행 중인 라이선스 아웃은 실제로 큰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결국 개발을 끝까지 이끌어야 돈이 된다하지만 국내 제약산업이 거기까지 가기엔 자본이나 기술력이 부족하다해외에서 수많은 국가의 의료인과 생물학자를 만나보니 국내 인력이 가장 똑똑하고 기술력이 좋았지만 기술 소유권은 모두 해외에 있어 실무진은 한국사람이지만 국내 기술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시장은 결국 맞춤형으로 갈 수 밖에 없다이미 생산된 의약품에 환자를 맞추는 것이 아닌 치료를 위해 수술실에 들어가서 그에 맞는 개인 맞춤치료를 하는 것이 향후 방향성이 될거다때문에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수술실 밖에서 바이오프린터를 만들어서 파는게 아니라아예 수술실로 가지고 들어가 다양한 맞춤형 플랫폼을 제공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바이오 장기재생으로 넘어가면 단순 개발이 아닌 인프라를 구축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이제는 충분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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