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학교 개선 예산, 액수 적고 집행 비효율"
서울시의회, '학교공간 혁신토론회'…"개축 가능한 예산 항목 가동해야"
입력 : 2019-05-14 18:37:48 수정 : 2019-05-14 18:37:4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갈수록 늘어나는 노후 학교 건물의 시설 개선이 비효율적 구조라는 지적이 서울시의회 토론회에서 나왔다.
 
서울시의회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청사에서 '학교 공간 혁신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 모인 교사, 건축업계 관계자 등은 안전하고 창의적인 공간으로 건물을 개선하려 하는 교육부 정책을 돌아봤다.
 
현장에서는 정부의 시설 개선이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교육부의 '학교시설개선 5개년 계획'의 예산이 부족할 뿐더러, 집행의 비효율성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학교 건물은 2만3136동이지만, 5개년 계획은 2.2% 수준인 500동만 개선할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학교 환경 개선 예산이 교부금의 형태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학교시설교육환경개선비는 3조3360억원으로 절대 액수는 늘고 있지만, 세출예산액 대비 비중은 지난 2015년 49.51%에서 올해 21.16%로 '반토막'났다.
 
교부금이라는 형식인 액수 제한뿐 아니라 비효율적인 집행도 고질적인 문제다. 냉난방기 교체, 화장실, 기자재, 내진보강, 석면 보강 등을 한꺼번에 개선하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부분적으로 '땜질'한다. 개축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집행이 힘든 구조 때문에 남는 돈도 생긴다. 전국 시도 교육청의 시설비 이월액은 지난 2017년 4조4384억원, 불용액은 6363억원이었다.
 
우 위원은 "일반회계나 국고보조금을 추가 편성해 개축 차원의 통합적 예산 집행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가 각자 추진하는 학교시설 개선사업, 혁신교육지구 사업, 지방자치단체 생활 SOC, 교육경비보조금 사업을 '시설 복합화'로 통합하는 것도 효율적인 예산 지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토론회에 모인 청중도 교육 당국 등의 시의적절한 예산 집행을 촉구했다. A중학교의 학부모회장은 "식당 짓는 예산도 겨우 받아내고, 그마저도 공간이 없어 운동장 한복판에 지을지말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잉여금이 저렇게 많이 남는다니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별 학교와 학부모가 학교 복합화를 거의 전적으로 추진할 때 문제점도 지적됐다. B중학교 교장은 "예전에 5000만원 들여서 생태연못을 만들어 수업시간에 활용했지만, 제가 다른 학교로 전보 다녀온 사이에 없어졌더라"며 "체육관 공사하면서 물고기째로 덮어버렸는데 교육 기관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한탄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학교 공간 혁신 정책 토론회'에서 우지영(오른쪽 2번째)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이 토론 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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