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에 가격하락까지…기로에 선 채굴형 거래소
트레이딩 마이닝 한계에 코인제스트·캐셔레스트 등 피소
거래소 토큰 통합·지급결제 솔루션 구축 등 제2도약 추진
입력 : 2019-05-20 16:18:45 수정 : 2019-05-20 16:18:45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채굴형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중대 기로에 섰다. 지난해 암호화폐 보유량과 거래에 따라 수익을 보상하는 '트레이딩 마이닝(Trade-Mining)' 모델을 도입해 인기를 끌었지만 불과 1년도 안 돼 토큰 수요 감소와 집단소송 등으로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진 데 따른 것이다. 이들 거래소는 토큰 통합과 지급결제 솔루션 등 일상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해 2번째 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뉴시스
 
20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정보 기업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코인제스트는 이날 현재 공시된 전체 암호화폐 거래소 260곳 가운데 조정거래량(adjusted volume) 기준 256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빗썸·업비트 등을 제치고 국내 거래소 1위(8월29일 코인힐스 기준)를 차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곤두박질친 것이다. 코인힐스 기준 코인제스트 순위는 64위다.
 
작년 6월 문을 연 코인제스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트레이딩 마이닝 시스템을 선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코인제스트가 발행한 거래소 자체 토큰인 코즈(COZ)는 작년 7월 55원 수준에서 한 달 만에 8350원으로 152배 급등하기도 했다.
 
암호화폐를 많이 매매할수록 코인을 채굴형태로 보상 지급하는 트레이딩 마이닝 방식이 각광을 받은 데 따른 결과다.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 에프코인(FCoin)으로부터 시작된 트레이딩 마이닝은 암호화폐 거래 시 거래량에 따라 거래소의 코인을 채굴 형태로 보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투자자에게 차익 시현뿐만 아니라 배당수익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암호화폐 투자 기법으로 주목받았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캐셔레스트의 캡(CAP)과 넥시빗의 넥시토큰, 데이빗의 DAY토큰, 코인빗 등 다양한 거래소 암호화폐가 발행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트레이드 마이닝도 추진됐다. 예컨대 암호화폐 거래 시 발생되는 전체 거래 수수료의 100%를 트레이드 마이닝 방식의 암호화폐 캡으로 지급하고, 에어드랍이나 향후 진행될 상장 암호화폐 투표에도 일정 부분 권한을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작년 말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과 토큰 거래량 및 수요가 줄면서 채굴형 거래소 또한 얼어붙었다. 채굴형태의 배당토큰은 거래가 이뤄질수록 유통량이 늘어나는데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보니 토큰 생태계가 제대로 꾸려지지 못한 셈이다.
오후 1시 기준 코즈플러스 현황. 사진/코인제스트 홈페이지
 
 
실제 이날 오후 1시 기준 코인제스트의 코즈플러스는 전날보다 16.13% 하락한 6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데이빗의 DAY(데이)는 5.94% 내려간 0.022달러에 거래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채굴형 거래소를 지향하며 자체 암호화폐를 투자자에게 판매한 퓨어빗(Pure-bit) 거래소가 투자금을 ‘먹튀’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채굴형 거래소에 대한 신뢰에도 타격이 가해졌다.
 
거래소와 투자자간 법적 분쟁 또한 심심찮게 벌어졌다.
 
현재 코인제스트는 바이백(buyback) 미이행과 시세조작 등의 의혹으로 집단 소송을 당했으며, 캐셔레스트 또한 사기와 업무상 배임·횡령 및 유사수신행위법위반·자본시장법위반 등 혐의로 피소된 상태다. 아울러 채굴 보상지급 등 수차례 정책 변경 등으로 논란이 불거졌던 뉴비트 거래소는 지난 3월 경영진이 교체되기도 했다.
 
한편 채굴형 거래소들은 생존을 위해 토큰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코인제스트는 지난 14일 실용 교육 전문 기관 서울현대교육재단과 손잡고 블록체인 전문인력 양성과 암호화폐의 실물 경제 적용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자체 암호화폐 '코즈'와 '코즈아이'를 '코즈플러스'로 통합해 급변하는 암호화폐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과 일반 대중의 연결이라는 플랫폼 본연의 기능 이외에 마스터노드, PG결제서비스, 코인담보형 대출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 등 신규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캐셔레스트는 결제 플렛폼인 '캡페이(가칭)'를 통해 자체 암호화폐 '캡(CAP)'의 활용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캡페이'는 캐셔레스트만의 페이먼트 솔루션으로 현재 캐셔레스트는 관련 개발과 동시에 특허출원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데이빗은 투표 시스템을 도입해 DAY 토큰 홀더를 대상으로 정책 수정과 상장 과정에 참여를 도모하고 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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