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한 전자담배, 금연으로 볼 수 있을까
연초보다 덜 해롭다는 오해 쉬워…사용습관 따라 니코틴에 더 노출
입력 : 2019-06-04 06:00:00 수정 : 2019-06-04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4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5, 11살 자녀를 뒀다. 평소 연초를 피우던 A씨는 두 자녀와 본인의 건강을 위한 금연수단으로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노선을 바꿨다. 담배를 끊기 위해 전자담배를 시작했던 함씨는 전자담배로는 다소 부족한 느낌에 결국 지금은 전자담배와 궐련형 담배를 모두 챙겨 다닌다.
 
흡연은 폐암뿐만 아니라 연기를 흡입하면서 자극이 되는 구강, 두경부 및 모든 호흡기계의 각종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며 기타 호흡기질환, 심장 및 혈관질환 등 수많은 치명적인 질환의 원인이 된다. 흡연의 위험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담배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사리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니코틴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게 되면 체내로 유입된 니코틴은 체내에 흡수돼 뇌를 자극한다. 담배를 참으려고 하면 뇌혈관 속 니코틴 농도가 낮아지며 이로 인해 현기증, 두통, 우울, 피로, 불면 등 소위 금단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때문에 기존 흡연자들은 상대적으로 냄새가 덜한 전자담배를 대체재로 여기고 금연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반 연초대비 확연히 적은 냄새에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잘못된 인식이 펴져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 역시 벤조피렌과 벤젠 등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어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중독성이 강한 물질인 니코틴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다.
 
모은식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는 니코틴 중독에 의한 금단현상 때문인 경우가 대다수"라며 "전자담배의 특성상 사용 습관에 따라서는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은 니코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47월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을 준다는 근거는 불충분하며, 어떤 정부로부터도 금연목적으로 승인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금연 성공의 관건은 금단증상과 흡연욕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느냐에 있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금단증상을 차츰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시중의 니코틴대체재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니코틴대체재는 크게 껌, 패치, 비강분무제와 흡입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것은 껌이다. 니코틴 껌은 구강점막을 통해 니코틴을 흡수하는 효과가 빠른 니코틴 대체재다. 패치는 파스의 형태로 피부에 닿는 면에 젤 타입의 가공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다. 제품별 니코틴의 용량이 달라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비강스프레이는 코를 통해 빠르게 흡수돼 니코틴을 공급한다. 비강스프레이는 빠르게 금단현상을 감소시키면서 사용이 간편한 장점이 있는 반면, 중독 가능성과 비강 및 인후 자극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의사의 처방을 통해서만 구입 가능하다.
 
모은식 교수는 "금연에 있어 본인의 의지만큼 중요한 것이 주변의 도움이고, 혼자서 금연을 시작하면 3개월 정도 안에 첫 실패를 경험하곤 한다"라며 "이때 너무 자신을 자책하기 보다는 금연보조제의 도움을 받거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연치료 병·의원에 가면 의료진의 진료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금연치료의약품이나 보조제 등의 구입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금연치료 병·의원과 자세한 사항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연초보다 냄새가 적어 상대적으로 덜 해롭다는 인식을 갖는 이들도 많지만 전자담배는 사용습관에 따라 더 많은 양의 니코틴에 노출될 수 있다. 사진/고대 구로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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