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장세' 직접적 원인은 부동산 가격 하락폭 둔화…강남권 집값 상승도 힘 보태
토지보상금도 버티기에 긍정적 요소…본격 상승세 전환은 '아직'
입력 : 2019-06-13 20:00:01 수정 : 2019-06-13 20:00:01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집주인들이 집값 상승 기대감을 갖고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전반적인 집값 하락폭 둔화와 강남 집값 상승이 부동산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금리인하와 개발 호재 등 향후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이슈가 남아 있어 집주인의 버티기 장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3일 부동산114와 KB부동산 리브온 등 민간 조사기관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6월 첫째주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0.0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지난 4월 셋째주 0.04% 하락한 것과 비교해 2달여 만에 하락폭이 0.03%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KB부동산 리브온 조사에서도 3월18일 기준 수도권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하락했지만, 6월3일에는 0.02% 하락하는 데 그쳤다. 특히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주 이후 34주만에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0.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서울 집값이 일반 아파트는 떨어지고 있다지만, 5월부터 낙폭이 둔화되고 있고, 민간 조사기관에서 재건축 가격은 9주 연속 오르고 있다. 특히 오늘은 한국감정원에서 오랜만에 강남 재건축 가격이 상승했다는 발표가 나왔다"며 "이런 분위기들이 매도자 사이에서 집값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 서울 집값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여러 가지 호재가 남아 있어 버티기 장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금리인하가 본격화될 경우 부동산 시장 상승이 예상된다. 이주열 한국인행 총재가 12일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발언하며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대출 금리 인하까지 이어지며 유동 자금이 투자 가치가 높은 부동산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매매에 대한 대출 규제가 있지만, 대출 여력이 있는 개인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9조원을 포함해 내년까지 토지보상금 40조원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보상금은 금리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 상승 영향보다 더 직접적이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토지보상금 대부분이 개발 지역 주변 부동산으로 다시 재투자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토지보상금은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서울 집값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남권은 현대자동차 신사옥과 광역교통망복합환승센터 착공 소식이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통계 지표가 다른 지역과 다르게 반등하고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 상승한 집값이 주변 지역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향후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가격 선도하는 지역이나 재건축 시장들이 최근 가격이 반등하면서 가격이 더 이상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매도자가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이 줄어 거래량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 상승이라 평가하기 위해서는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함 랩장은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거래량이 계속 줄고 있어 완전히 추세 전환을 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며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다. 시장이 상승 분위기를 타려면 유주택자가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티기 장세는 맞지만,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평가하기에는 조금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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