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수렁 자영업) 7.6%만 원래 자영업…'밀리고 밀려' 마지막 선택
40세 이하 재취업에…중장년층 자영업 비율 연평균 1.7%↑
입력 : 2019-06-16 20:00:00 수정 : 2019-06-16 20: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첫 직장보다는 두번째, 두번째 보다는 세번째 등 일자리 경험 횟수 중 마지막 일자리로 자영업을 주로 선택하는 데는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밀리고 밀려나는 과정에서 창업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일자리와 안전망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취업 선택이 어려워 질수록 자영업으로의 이동이 확대되는 셈이다.
 
16일 노동연구원 등에 따르면 생애 일자리 경험 횟수 중 마지막 일자리로 자영업을 선택하는 비율은 일자리를 여러번 전전할 수록 높게 나타난다. 2016년 기준 다섯번의 일자리를 경험한 이들 중 현재 마지막 일자리로 자영업을 선택한 비율은 37.2%로 가장 높았다. 현재 자영업자 중 이번 일자리가 다섯번째 일자리인 사람 10명 중 3.7명이 이번이 첫 자영업일자리를 가진 것이다. 다섯번의 일자리 중 2번을 자영업으로 선택한 비율은 32.1%, 3번은 23.7%, 4번은 5.1%, 5번은 1.8%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은퇴 이후 소득이 사라진 베이비붐 세대(1950~1964년생)들이 자영업 시장으로 빠르게 밀려나고 있는 부분이 한 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년 이내 취업 또는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의 70%가 생활비·용돈을 벌기 위한 현실에서 자영업은 기존 채용시장에서 밀려난 중장년층의 종착지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수 지난 2002621만명에서 작년 10월 기준 567만명으로 꾸준히 감소했지만, 연령대별 자영업자 추이는 증가했다. 최근 10년간(2008~2017)의 변화를 살펴보면 30~39세 자영업자는 20081025000명에서 2017739000명으로 연평균 3.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50세 이상 자영업자 수는 288만명에서 3348000명으로 연평균 1.7% 상승했다.
 
국내 자영업자의 평균연령은 53.2세로, 이는 재취업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40세 이하 청년층은 재취업을 선택하는 반면 이마저도 어려운 중장년층이 결국엔 자영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갈수록 높아지는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으로 첫 경제활동을 자영업으로 선택하는 비율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첫 일자리로 자영업을 선택한 비율은 지난 200115.5%에서 지난 20167.6%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전반적인 영업이익은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감소해 시장 내 영세자영업자들을 계속해서 양산되는 실정이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매출액은 지난 20101538만원에서 20151863만원으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월평균 248만원에서 215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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