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떠나는 금융권 수장…하반기 경영구상 몰두
7월말부터 일주일 안팎…가족과 시간 보내
금감원장·은행장 등 키코·종합검사 숙제
입력 : 2019-07-28 20:00:00 수정 : 2019-07-28 20: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과 금융권 수장이 7월 말부터 8월 초에 걸쳐 최대 일주일간 여름휴가 일정을 소화한다. 일본과의 통상 갈등이나 청와대 개각 등 내외부 환경이 뒤숭숭하지만 휴가를 반납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직원들의 휴가를 챙기기 위해 조용한 휴가 일정을 잡고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주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상반기에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피하고 종합검사 세부안 마련,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 특별사법경찰관 도입 등으로 숨가쁘게 달려왔다.
 
윤 원장은 제2의 고향인 춘천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지난 1998년부터 20여년간 한림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윤 원장이 서울과 춘천을 오가며 가족들과 휴식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현안이 있지만 직원들이 자유롭게 휴가를 쓰는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일정을 잡았다"고 전했다.
 
윤 원장의 휴가 복귀 후 일정은 여유롭지 않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조정, 종합검사 등 굵직한 현안이 기다리고 있다. 키코 분쟁조정위원회는 다음달 중순께 열릴 예정이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윤 원장의 역점 과제 중 하나다. 분쟁조정위원회를 앞두고 피해기업과 은행간의 이견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검사도 현안이다. 종합검사는 통상적인 여름휴가 기간(7월29일~8월9일)에는 휴지기를 갖는다. 휴지기를 가진 다음에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종합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지난해 즉시연금으로 갈등을 겪었던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가 예정돼 있다.
 
국내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도 여름휴가 길에 오른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달 30일까지 일주일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떠났으며, 허인 국민은행장도 이달 말부터 가족과 동해안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취임 이래 매년 7월 말에서 8월 초 휴식을 가졌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내달 초 일주일간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같은 기간 여름휴가를 간다. 농협 소속 CEO에 걸맞게 휴가를 농촌에서 보낼 예정이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다음달 5∼9일에 국내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책을 읽고 하반기 경영 구상을 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의 수장이 휴가를 챙기지 않으면 임직원들도 휴가 일정을 잡는 것을 불편해 한다"며 "일본과의 통상 갈등이나 금융위원장 교체 예정으로 내외부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휴가를 반납하기 보다는 최대한 멀지 않은 곳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수장들이 7월 말부터 일주일 안팎으로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왼쪽부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회사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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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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