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빚 투자'의 어두운 그림자
입력 : 2019-08-01 06:00:00 수정 : 2019-08-01 06:00:00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위험한 투자’가 하락장에서 날카로운 칼날로 돌아오고 있다.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다는 의미의 '신용거래융자'는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을 되팔아 원금과 이자를 갚고 수익을 낼 수 있다. 그야말로 돈은 없지만 장밋빛 전망을 꿈꾸며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폭락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투자자는 손실은 물론이고 증권사에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까지 내야 한다. 신용거래융자의 이자율이 낮은 편도 아니다. 은행에서 받는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보다 높다.
 
하지만 개인들의 빚 투자는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주식시장의 하락폭이 확대되는 와중에도 꾸준히 9조~10조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하락장일 때도 시세 차익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다시 빚을 내 주식을 사는 투자자가 나오고 결국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질 않고 있다.
 
문제는 개인의 손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용융자와 늘 따라다니는 용어가 반대매매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의 돈을 빌려 매수한 주식의 가치가 일정한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투자자 개인의 손실 외에도 주식시장 전체에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반대매매로 인해 수급이 수급을 악화시키는 상황에 대해 경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상최고치를 기록 중인 신용융자잔고 비율로 인해 코스닥의 추세 반전은 신용물량을 해소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코스닥의 매력이 부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악순환 속에 언제 회복할지 장담할 수 없는 주식시장이 불안하다. 그럼에도 개인의 ‘대박’에 대한 꿈은 막연하지만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 때보다 신중하게 주식을 거래해야 하는 시점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슈는 그야말로 예측 불가능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확대된 지금, 몸을 웅크렸다가 기지개를 켤 수 있을 때 몸을 활짝 펴보는 것은 어떨까.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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