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시장 '회복'…글로벌 실적도 개선되나
"중국 반등, 일시적일 수 있지만 반등 계기 마련"…미국서 성장세 지속·인도 공략도 긍정 요인
입력 : 2019-08-06 06:00:00 수정 : 2019-08-06 08:08:15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오랜만에 중국시장에서 회복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실적도 개선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시장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인도 공략에도 본격 나서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7월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4만73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올해 2월(9%)을 제외하고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5월과 6월에는 하락폭이 38%, 36%에 달했다. 
 
기아차도 7월 2만900대 판매하면서 10% 늘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전년보다 2%가량 늘었지만 4월부터 6월까지 감소폭은 29%, 24%, 18%로 부진이 이어졌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2016년 179만2022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 114만5012대, 2018년 116만2270대로 하락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27만6412대, 기아차는 15만1850대로 전년 대비 각각 27%, 12%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올해 ‘팰리세이드’, 신형 ‘쏘나타’의 신차 효과로 내수 시장에서는 7월까지 44만439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지만 해외에서는 203만4362대로 6.4% 감소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내수 28만9950대, 해외 128만8581대로 각각 7.9%, 1.2%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중국 부진이 해외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 실적을 제외하면 현대차의 하락 폭은 7.9%에서 2.7%로 줄어들며, 기아차는 오히려 1.2% 감소에서 1.3% 증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는 점에서 7월 실적 반등에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이번 실적은 중국 도매판매 반등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구조적인 회복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긍정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양적성장에 치중했지만 한계에 부딪힌 만큼 앞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방안보다는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인 핵심을 개선할 수 있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브랜드 전략을 다시 설정해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에서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8000대, 5만3400대로 각각 12%, 1% 증가한 성과를 거뒀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지난해 8월부터 12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플러스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투싼, 싼타페, 코나 등 SUV가 판매를 이끌었고 기아차는 올해 2월 미국에 진출한 텔루라이드가 7월까지 누적 판매 2만8000대를 기록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킨 팰리세이드가 미국에서 6월 400대, 7월 4100대 판매됐는데, 향후 인기 상승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미국 실적은 하반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베뉴 모습. 인도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사진/현대차
 
판매 증가 외에 인센티브 비용이 감소하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을 살펴보면 글로벌 업체 전반적으로는 세단은 재고 감축효과로 인센티브가 감소하지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SUV는 상승 추세”라면서 “현대·기아차는 세단과 SUV 모두 인센티브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현대차는 차량 가격이 높은 SUV의 평균 인센티브가 세단 평균보다 낮은 점도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2015년 47만6000대에서 지난해 55만대까지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는 26만대로 전년 동기(27만5000대) 대비 5.5% 감소했다. 다만 소형 SUV ‘베뉴’는 5월 7049대, 6월 8763대에서 7월 9000대가량 출하되면서 하반기 회복을 노리고 있다. 기아차도 최근 소형 SUV ‘셀토스’를 출시해 인도 공략에 본격 나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인도는 미국이나 중국, 유럽 시장에 비해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마켓”이라고 언급했다. 또,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3년내 3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지에서 셀토스에 대한 반응도 좋다”면서 “내년에는 수출 포함 18만대 규모로 증가하면 손익분기점 전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신차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지난해에 비해 올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 추세와 총파업 등 노조 리스크가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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