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남고, 체육특기학교 취소…"개인 문제 아냐"
전입 제한에 전출 가능…체육인 시선 엇갈려
입력 : 2019-09-03 17:03:00 수정 : 2019-09-03 17:03: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횡령·학부모 성폭행 등 혐의가 있는 정종선 감독이 속한 서울 언남고등학교가 결국 체육특기학교 지위를 박탈당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언남고 체육특기학교 지정을 지난 2일자로 취소했다고 3일 밝혔다.
 
정 감독에 대한 조치에 머무르지 않은 이유는 학교 문제가 크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2008년, 2016년, 지난해 감사하면서 코치의 금품수수, 후원회 학부모의 임의 회비 갹출, 학생선수 기숙사 설치·운영 부적정, 목적사업비 집행·관리 부적정 등 지적사항을 잡아냈다. 학교가 자정을 하지 못해 체육특기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상실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돈을 받거나 술시중을 받은 의혹 등은 학부모와 연관됐다"며 "감독 개인을 넘어 전반적인 문제로 봤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언남고는 2020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에서 체육특기자를 배정받을 수 없게 되고, 체육특기자 전입도 제한하는 제재를 받는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선수의 피해가 없도록 현재 1학년이 졸업하는 오는 2021년까지 학교운동부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공석인 수석코치의 조기선발 등 축구부 운영에 대해 신속한 학교운영위원회 논의가 이뤄지도록 지도하고 학교운동부 운영에 대한 컨설팅 등 지원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언남고에 재학 중인 학생 선수가 다른 학교로 체육특기자 전출을 희망할 경우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언남고 축구부는 27명으로 대규모로 전출이 이뤄져 축구부 운영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체육인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여준형 '젊은 빙상인 연대' 대표는 "자정 작용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본보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최동원 기념사업회의 강진수 사무총장은 "유예를 하든가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너무 가혹한 조치"라며 "시교육청이 정화를 위해 적극 지도하는 게 더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3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언남고등학교 모습.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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