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령' 쥐고 흔드는 정부…"행정만능주의"
법 개정보다 더 큰 권한…'모법정신' 훼손 우려 커
입력 : 2019-09-16 07:00:00 수정 : 2019-09-16 10:31:0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시행령 개정 권한을 과도하게 활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방침이 대표적이다. 시행령을 만드는 건 기본적으로 정부 고유 권한으로서 존중돼야 하지만, 입법 취지와 어긋나거나 법 개정을 넘어선 권한이 행사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2일 국회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당정협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은 이같은 우려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정부는 지난달 12일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존의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서울 등 부동산 과열 지역의 '집값 안정'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기대했던 정책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수요자 등 시장의 혼란만 부추겼다. 청약시장 과열 등 역효과와 함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을 중단하라는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졌다.
 
국회에서는 정부의 힘을 무력화하는 법안이 잇따르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이 시행령 개정 사안이라 정부가 칼자루를 쥐고 있지만, 국회에서 상위 법령을 개정해 정부의 개입을 막겠다는 복안들이 연달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나 일반분양분 200세대 미만인 단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토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지난 8일 발의했다.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소급 적용을 저지하겠다는 복안이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도 11일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최종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개편을 골자로 한 주거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아예 분양가 상한제의 민간택지 확대 적용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김현아 의원은 "결국 국토부가 자의적으로 개입하고 싶은 지역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꼼수를 쓰겠다는 정책"이라면서 "주거정책심의위가 국민생활과 재산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정부정책 거수기로 운영돼 와서 이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상위 법령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행정부에서 모법의 정신을 훼손하는 시행령으로 법 취지를 거스른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은 사실"이라며 "행정입법 만능주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입법부도 행정부의 시행령 자체를 일일이 들여다볼 순 없겠지만, 모법의 취지에 합치하지 않는 조항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도시시민연대 회원들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 인도에서 분양가상한제 소급적용 저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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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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