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에 맞는 전력산업 개편 시급"
전문가들 "전력 도매시장 경쟁체재 도입해야" …전기요금 체계 개편 목소리도
입력 : 2019-09-15 18:00:00 수정 : 2019-09-15 19:41:01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에너지공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전력산업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전력 도매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발전사의 공급비용 인하를 유도하는 동시에 최종 소비자가 전력생산비의 일부를 부담하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취지다. 
 
15일 에너지 전문가들은 전력산업 구조 개편을 위해 시장 자유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호정 고려대 그린스쿨대학원 교수는 "과거 석탄, 원전 중심의 대규모 발전소 건설 단계에서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주던 시대는 지났다"며 "도매와 소매단계를 거치면서 수요와 공급 원리에 따라 소비자와 발전사가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제작/뉴스토마토
 
이어 "글로벌 흐름에 따라 정부가 재생에너지 도입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사업자가 재량권을 갖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화석연료를 포함해 한전이 발전사의 손실을 부담하는 형태로는 에너지공기업들이 현재 사업구조를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발전사 등 에너지공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도 전기 도매시장 내 경쟁 도입이 거론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라 발전사들이 공급의무를 맞추기 위한 비용은 물론 석탄, LNG(액화천연가스) 등 연료비까지 한국전력이 보전해주는 현재 구조에서는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전기 판매 독점사업자인 한국전력은 연료비를 기준으로 전기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System Marginal Price)을 책정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데, 발전소 건설비, 운전비, 환경정화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여기에 연료비가 비싸면 비용을 발전사에 보전해주기 때문에 발전사들은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석탄과 원전을 이미 뛰어넘은 유럽과 달리 한국은 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도 한전 계열 발전사들의 투자 유인이 높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이원영 사무처장은 "신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결국에는 가장 저렴해진다"며 "하지만 한국에서 풍력이나 태양광 비용이 독일의 3배 이상인 것은 기업들의 비용절감 유인이 적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발전공기업들이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전기 도매시장 내 경쟁요소가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공학부 교수 역시 "전력산업 내 전통자원 비중이 줄고 신규자원으로 전환되는 과도기 속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용절감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한국은 다른나라보다 관련 비용이 높은 수준인 만큼 민간과 공공부문의 건전한 경쟁구조 수립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RPS 시장 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자본력을 갖춘 에너지공기업이 좀 더 유리하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최근 재생에너지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규모의 경제성을 갖춘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아니면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며 다만 "자연스러운 시장 속도보다 과도하게 사업이 추진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에너지공기업들이 효과적인 재생에너지 보급에 앞장서고 관련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박호정 교수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제도에 재생에너지 투자를 반영하고 투자 리스크는 해당 기관이 부담하도록 하면 공기업 기관장들에게 신호를 줄 수 있다"며 "과거 (해외 자원개발 등) 공기업의 과도한 투자가 시행착오를 겪었던 사례를 선례로 삼아 정부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종=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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