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조선, 'KBS 정정보도 신청 기각보도' 사실관계 잘못돼"
강경화-김현종 갈등설에 "확대해석, 이견 있을 수 있어"
입력 : 2019-09-17 12:13:00 수정 : 2019-09-17 12:13:0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7일 언론중재위원회가 KBS의 '태양광 복마전 방송'에 대한 청와대의 정정·사과보도 요구를 모두 기각했다는 조선일보의 기사에 대해 "사실관계가 잘못돼 있다"고 반박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정·사과보도가 아니라 정정·반론보도를 신청한 것"이라며 "기각이 아니라 직권조정 결정을 받은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언론중재법 제21조 2항에 따르면 '신청인의 주장이 이유없음이 명백할 때' 조정신청이 기각된다. 또한 제22조 1항에는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신청인의 주장이 이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직권조정 결정을 할 수 있다.
 
고 대변인은 "(기각과 직권조정 결정이)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조선일보가) 둘의 차이를 몰랐던 거라면 무지의 소치일 것이고, 알고서도 기각이라고 쓴 것이라면 그야말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고 대변인은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선 "현재 결정된 바 없고 논의 중에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유엔총회 참석 및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불거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의 '불화설'에 대해 "확대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외교부와 안보실 간에 서로 충돌하거나 갈등이 심하고 그렇지 않다"면서 "일을 하다보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대단히 서로 의견이 달라서 같이 일할 수 없고 그런 상황은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외교부와 안보실 사이 협의와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외교부는 안보실 없이, 안보실은 외교부 없이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두 사람의 갈등설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알려졌다. 강 장관은 "지난 4월 김 차장과 다툰 적이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국 순방 당시 외교부가 작성한 문서에 불만을 가진 김 차장이 담당 직원을 질책했고, 강 장관은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제지했다. 이에 김 차장이 "It‘s my style(이게 내 방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두 사람은 한동안 영어로 설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갈등설에 청와대와 외교부의 그간 쌓였던 앙금이 터진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외교부의 각종 의전실수와 기밀유출 사건 등으로 불만이 누적돼 있었고, 외교부도 청와대가 각종 외교안보 이슈를 주도하면서 일종의 소외감과 불만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강경화(오른쪽) 외교부장관과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현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지난해 12월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02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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